-읽는 라디오
오프닝
눈에 보이는 상처에는 약도 바를 수 있고, 반창고도 붙여 줄 수 있습니다.
상처가 낫는 것이 보이기에 심리적 안정이 크게 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이 괜찮지 않을 때는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요?
음악
-하은 (아프고 화나고 미안해)
사연
나 마음이 너무 아파.
왜 그런지 모르겠어.
아무 일도 없는데 말이야.
연달에 온 세줄의 카톡이 친구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아프다는 친구에게 제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요?
무슨 일 있냐라는 질문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저는 세줄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이 세줄에 감춰진 의미가 있을까 싶은 마음에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혼자서 씩씩하게 이겨내는 친구였기에 걱정이 더 커졌습니다.
고민을 오래 한 뒤 겨우 남긴 답장이
'몸은 괜찮아?'였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약해지는 경우도 있고, 자신은 모르지만 몸이 지친 걸 마음이 지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응, 몸은 아무 이상 없어.'라는 말에 또 무슨 말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무 일 없고, 몸이 아프지 않으면 상황적인 변화는 없는 것이니
아픈 마음에 집중하기보다 시선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려보라고 조심스럽게 한마디 했습니다.
친구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이유를 모를 감정이 들 때 이유를 찾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괜찮다고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어줄 수는 없지만 이유 모를 감정에 압도당하는 것보다는 저는 친구를 지킬 방법을
제가 택한 것입니다.
친구를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제가 생각한 것이 마음에도 약을 발라주고, 반창고를 붙여주고 싶다였습니다.
그렇게 치유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덜 복잡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들이 대부분일 테니까요.
제 마음이 아플 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거든요.
내 마음에도 반창고를 붙여주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나아졌다는 상황이 오길 바랐던 적이 많았거든요.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이 더 크게 여겨지는 건 정의할 수 없어 드는 막연함이 클 수도 있고, 알지 못하는 두려움이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형화된 해결책이 없다는 것도 상황을 무섭게 여기는 것에 보태집니다.
오늘은 이런 복잡한 친구에게 숱한 번 크게 쉬고, 찬바람 좀 맞아봐. 그리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밖에 해줄 수 없었습니다. 내일 일어나서도 계속 그러면 다시 연락 달라고 하면서
오늘을 잘 견뎌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밖에 해 줄 수 없는 저도 안쓰러움이 들었었습니다.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친구도 저도.
음악
-소란 (괜찮아)
클로징
혼자가 아님에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하루였습니다. 해결책은 없지만,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사람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는 우리의 삶이 내일을 기대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