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생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에 대해 알아 갈수록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알아 갈수록 관계가 어려워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럼 이 관계를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음악
-한동근 (관계)
사연
가족처럼 매일 얼굴을 보면서 생활하는 사람이 있고, 학교나 직장에서 각자의 역할에 맞춰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일부로 연락해서 만나는 사이도 있고, 알고 있는 사이지만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사이도 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인연 중 가장 좋은 인연은 어떤 인연일까요?
가족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이니 제외를 하겠습니다.
가족을 제외하면 어떤 인연이 남을까요?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은 회사업무적으로 협업도 하고, 경쟁상대도 되기에 마음을 나누는 상대가 생긴다는 건 엄청난 행운입니다. 협업을 하면서 발생되는 갈등을 조정해야 하고, 때로는 양보도 해야 하며, 때로는 내 주장이 맞다고 고집을 부려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맺는 인연은 저는 아직 어렵습니다. 동고동락을 함께한 동기들도 승진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는 사이가 되기에 역시나 마음을 나누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는 어떨까요?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특별한 이동이 없으면 대부분 같은 학교에 진학을 하고, 고등학교 입학 때 자신의 진로의 결정에 의해 1차적으로 갈리게 되며, 대학 진학 때는 전국 각지로 흩어집니다. 죽고 못살던 친구는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심리적으로도 멀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고, 저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되는 경우도 있고, 매일 같이 연락하는 친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엄마가 되면 아이 친구의 엄마가 생깁니다. 처음으로 어린이집을 들어갔을 때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을 거치면서 같은 반이거나 아이가 친하게 지내는 아이의 엄마 중심으로 연락처를 주고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학령기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공동 육아를 하는 사람들이라 인식되어 전우애가 넘쳐났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 입학하고부터는 시험을 보지 않는 초등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공부가 중심이 되어
잘하면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하고, 우러러보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또 못하는 아이의 엄마는 자연스럽게 피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맺은 인연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저와 교육관의 차이로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느끼면서부터는 일부로 피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만나서 즐거워도 아쉬운데 감정 쓰레기통이 돼버린 기분이 정말 싫었기 때문입니다.
2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들어서 운영되고 있는 독서 모임과 도서관 주최로 이루어진 독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은 다르지만 책을 매개로 이어진 인연이다 보니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대부분 책을 좋아하시고, 다독을 하시는 분들이기에 소양도 깊으시고, 생각도 분명하시기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나이대가 다양해서 나눌 것이 더 많고,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대립이 되는 게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며 성장하는 중입니다. 저는 이런 인연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한 사람이지만 다양한 인간관계속에서 보이는 가면을 바꾸면서 사람을 대하고 있다는 걸 자주 실감합니다. 제가 쓰는 말이나, 어투도 다르게 하며,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전부 해도 괜찮을지, 여기서는 멈춰야 할지 판단하고 있습니다.
방송인 신동엽 님께서 "가끔씩 오래 보자"는 말의 뜻을 듣고 참 좋았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귀한 인연이 생기길 바랐던 적도 많았습니다.
가끔씩 오래 보는 사이가 누가 있는지 생각을 해 봅니다. 생각나는 몇몇의 인연이 있는데 그들도 저와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같은 생각이길 바랄 뿐입니다.
음악
-이선희 (그 중에 그대를 만나)
클로징
가끔씩 오래 봐 오고 있는 언니와 동생에게 연락을 해봐야겠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인지는 확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 옆에 오래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