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나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누가 제일 먼저 축하를 해주나요?
가족을 제외한 사람이 아무 사심 없이 내 일처럼 나를 축하해 준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 있으신가요?
음악
-황가람 (고마운 사람에게)
사연
아이 학교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게 되었다고.
5학년 기준으로 한 학교에 한 명씩 받는 상으로 아이의 성적과 영재원, 대외수상이력 등등으로 학교선생님들 간의 추천으로 이루어진 나름 공신력 있는 상인데 초등학교 시절 딱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거라고 담임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우리 반 아이가 받아서 정말 기쁘다고 말씀하시며 동의서 작성해서 보내달라고.
"이런 동의서라면 100번도 작성해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서로 웃었습니다.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하는 아이가 보상을 받는 것 같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엄마인 제가 옆에서 지켜봤으니까요. 제 아이지만 정말 수고했다는 말을 진심으로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수상 소식을 단박에 알려줄 사람은 단연 가족이었습니다. 남편과 양가 부모님.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친한 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언니, 우리 OO이 장관상 받는대."라고 하니 언니 딸이 받는 것처럼 좋아하고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고,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라고. 마음껏 축하를 해주어서 축하를 받았습니다.
"네가 OO 이를 어떻게 키우는 줄 내가 알고, OO이가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내가 아니까 내가 너보다 더 감격스럽다."라고 까지 말해주는 언니였습니다.
아이에 관한 이야기는 물어보는 거 외에는 하지 말자의 저의 모토에 유일하게 예외를 적용시키는 언니입니다.
같이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도 하고, 걱정도 하고, 조언도 하고, 자랑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사이입니다.
물리적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공동 육아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런 언니이기에 마음껏 숨기지 않고 상을 받아서 정말 행복하다고 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피가 섞이지 않은 사이인데 내 아이를 나보다 더 믿어주고, 더 지지해 주고, 아이의 수상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런 존재가 제 옆에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는 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잘 들어주고, 원하는 대답이 아닌 진심으로 저를 위한 대답을 해주는 언니입니다. 제가 잘못했다 싶으면 질타도 바로 하는 극 T 성향도 가지고 있는 마음 따뜻한 언니입니다.
한때는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 너무 많은 상처를 받은 기억이 싫어서,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이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방법을 택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게 상처를 덜 받는 길이라고 믿었기에.
상처는 덜 받는 건 맞았지만 외롭기는 했습니다. 제가 상대에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으니 상대의 마음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그런 사람과의 만남은 공허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외로워졌습니다.
뭐든 적당한 게 좋은데 '모 아니면 도'식의 극단적 성향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먼저 마음을 내주고, 저의 마음도 받아준 언니였기에 더 고마운 존재입니다.
둘 다 여자 형제가 없고 비슷한 성향의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었고, 그 뒤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지내고 있습니다.
내 아이의 일을 내일처럼 기뻐해주는 언니가 있어서 하늘이 더 높고 파랗게 보입니다.
음악
-쿨 (사랑합니다)
클로징
이 소중한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더 잘해야겠지요.
전화를 끊을 때도 언니가 있어서 고맙다고 했는데 이 고마움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