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매일 하는 일인데 갑자기 어색해질 때가 있습니다.
분명 잘했던 일인데 낯설게 느껴지는 상황이 당황스럽죠.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음악
-10CM (그게 아니고)
사연
매일 1시간 이상씩은 책을 보고 필사를 하고 브런치에 글도 씁니다.
그게 새벽시간의 루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에 연재하기 전에는 책 읽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책을 읽으며 살았는데
며칠 전부터 책을 읽어도 머리에 남는 게 없고 내용이 휘발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전자책도 아니고 종이로 된 책을 읽었는데 내용이 기억이 남는 게 없다는 걸 알게 되니 화가 났습니다.
분명 읽었는데 내용이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는데는 이유가 있을 테죠.
내용이 어렵거나, 집중을 안 했거나 둘 중 하나는 분명합니다.
내용이 어려우면 천천히 다시 읽으면 됩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은 다른 책이나 매체를 통해서 이해를 하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시간은 걸려도 결국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힘들게 익힌 만큼 더 오래 남습니다.
집중을 안 했을 때는 글만 읽고 다른 생각을 했다는 거죠. 분명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겠죠. 급히 해결할 일이 아니지만 계속 생각이 나거나,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하는 일이거나, 지금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한다고 합리화시키면서 글씨만 읽는 거죠. 그러면 내용은 전혀 남지 않습니다. 어려운 내용도 아닌데 인과관계조차 알지 못한 채 글씨만 읽어 내려가는 상황인 거죠.
문득 책을 왜 읽고 있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딴생각을 할 거라면 차라리 대놓고 생각에 몰두하면 되지, 이 귀한 새벽시간에 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화가 났습니다. 차라리 잠을 더 자는 게 낫지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가족 중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시간을 자기 계발에 힘써보겠다고 빈속에 커피를 마셔가면서 책을 펴고 있으면서 지식과 교양으로 머릿속을 체우는 것이 아닌 잡생각으로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6시 알람이 울리니 아이가 일어났습니다. 아이는 세수를 하고 바로 책상에 앉더니 자기가 할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나태한 엄마에게 행동으로 뼈 때렸습니다.
2시간 동안 나는 뭘 했나 싶은 생각에 다시 집중해서 책을 읽으려고 책을 폅니다. 일요일까지 읽어야 하는 책인데 내용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천천히 읽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집중을 못한 것이었습니다.
내용이 어렵지도 않고 술술 읽는 책이었는데 마음이 콩밭에 가있었으니 들어오지 않고 있던 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매일매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상을 살아내기는 힘듭니다. 다만 그 일상 속에서 최선을 다 해야 중간은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존버 중입니다.
음악
-이영현, 박민혜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이영현, 박민혜 (빅마마) -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가사번역/English Lyrics]
클로징
오늘의 반성을 기억하며 내일 새벽에는 자기계발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농도 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지나간 일에 후회만 하고 있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으니까요.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