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건 나이와는 상관없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세계에서 열심히 살고 있으며, 어른은 각자가 맡은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각자의 공간으로 흩어졌다 저녁시간이 되면 다시 집으로 모이는 가족들. 이런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음악
-2PM (우리집)
2PM - 'My House' (우리집) (Color Coded Lyrics Han/Rom/Eng)
사연
아침 공기가 차갑습니다. 아이와 손을 잡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이는 학교로, 저는 커피를 사기 위해.
학교와 집과의 거리는 300m가 채 되지 않지만 엄마와 함께 가는 시간이 좋다고 말해주는 아이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도 같이 가는 게 좋다고 말하는 아이인데 아이가 저학년일 때는 출근을 해야 했기에 혼자 보냈습니다. 아이는 누구보다도 씩씩하게 잘 다녔습니다. 일하는 엄마에게 보란 듯이.
집에서 하는 일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나갑니다. 아이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을 제가 더 좋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야 하는데 아침 공기를 맞고, 커피를 사 들고 오면 상쾌하게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아이와 함께 나갔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아이의 체온을 느끼며 손을 잡고 있다는 게 행복했습니다. 아이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양육 목적이 '독립'이라고 하시는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지만 아이가 천천히 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안경코받침이 떨어져서 학교 끝나고 학교 앞에 있는 안경점을 혼자 갔다 온다고 말합니다. 이른 아침에는 열지 않기에 학교에서는 불편하지만 코받침 없는 안경을 써야 하는 아이가 안쓰러워집니다.
그렇게 아이를 학교로 들어가고 저는 커피를 사들고 들어왔고 집에서 일을 했습니다. 원래 아이가 오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아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핸드폰을 아직 사주지 않아서 연락할 방법이 없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안경점을 다녀온다고 해서 이렇게 늦을 일이 아닌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원래 오는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를 보니 표정이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안경점에서 기다리다 이제야 왔다고 합니다. 안경을 맞추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오래 걸렸다고 합니다. 사장님께서 곧 된다고 하셨기에 기다렸는데 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 몰랐다고 하면서. 그곳은 앉아서 대기할 공간이 없는데 가방을 메고 하염없이 기다렸을 아이를 생각하니 짠했습니다. 표정은 지쳐있었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는 아이가 더 짠했습니다.
그래도 집이 좋다고 말하면서 제품으로 파고드는데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맞습니다. 집이 좋습니다. 몸과 마음을 편하게 있어도 괜찮을 곳이 집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가출을 하는 이유가 집이 편하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엄마, 아빠의 잦은 싸움뿐 아니라 학업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곳이 집이라고 생각해서 집을 벗어난다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슬펐습니다. 자녀 교육 전문가들께서는 집은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이 돼야 아이들이 바로 클 수 있다고 합니다. 힘들 때 집에서 쉬고, 무슨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엄마, 아빠여야 한다고.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이 부모라는 건 사이가 좋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아이가 편안하게 느끼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제가 잔소리를 줄이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잔소리를 하는 엄마로서 많이 반성을 하게 됩니다. 엄마의 잔소리가 기다리고 있는 집은 저 같아도 들어오기 싫을 듯합니다. 아주 안 한다고는 할 수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줄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음악
-김수현 (청혼)
[MV] Kim Soo Hyun(김수현) - Way Home(청혼)
클로징
아이의 웃음소리에 힘이 나는 게 엄마, 아빠입니다. 그 웃음소리를 들으면 힘이 난다는 걸 알면 제가 더 노력해야 하는 것도 압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엄마가 아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가끔은 아이의 낚싯대에 아이 몰래 작은 물고기를 걸어주기도 해야겠습니다. 그 물고기를 먹고 힘내서 더 큰 물고기를 잡으라고.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