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원한다고 다 가질 수 없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말입니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걸 하나쯤은 손에 넣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요.
그 작은 것이 내게 주는 위로와 응원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음악
-노라조 (형)
사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지 마음의 온도도 같이 내려갔습니다. 별일 아닌 것에 사람들이 예민해져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내려간 기온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기온 탓이라고 해도 제 마음이 상한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해해보려 해도 자꾸만 서운해졌습니다. 분명 내 잘못이 아니었음이 분명했기에 더 억울했습니다.
이렇게 억울한 날에는 저는 볼펜을 삽니다. 비싸지 않고, 사두면 언제가 되든 간에 쓰게 되고,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게 저를 위로하는 방법입니다.
학교 다닐 때도 볼펜 욕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같은 색이더라도 굵기가 다른 펜, 굵기가 같더라도 회사마다 다른 질감을 가진 볼펜을 많이도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 쓰는 재미도 있고, 질감에 따라 공부가 잘되는 기분도 느꼈습니다.
그렇게 볼펜을 사는 취미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학생 때만큼 볼펜을 많이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볼펜을 살 때는 여전히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2000원으로 저를 위로하고, 나쁜 기분을 리셋해 주었습니다.
항상 마시던 커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정신을 맑게 해 주었습니다. 펜을 사두면 언제가 되더라도 쓰니까 아예 쓸데없는 걸 구입하는 건 아니라고 변명해 봅니다.
그렇게 모아둔 볼펜은 남편과 아이도 언제든지 가져가서 씁니다. 가끔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건 독서모임 회원들께 드리기도 합니다. 필사를 하시는 분들이기에 펜은 꼭 필요하니까요. 비싸지는 않지만 나눈다는 마음으로 드리는 걸 아시기에 흔쾌히 받아주십니다.
이렇게 저를 위로해주기도 하고, 나눌 수 있는 볼펜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특히 오늘은 더 그렇네요.
음악
-서태지와 아이들 (너에게)
클로징
오늘 산 볼펜을 전부터 지금 쓰는 거 다 쓰면 사야지 마음먹었던 거라 더 좋습니다. 어차피 살 걸 미리 산 것뿐이라 생각하면 되니까요.
몸도 마음도 춥지만 2000원으로 위로받은 날입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 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