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일이 잘못되었을 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네 탓이 아니다."일 때가 있습니다. 나 조차도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이 한마디를 듣고 나면 아주 잠깐이라도 마법처럼 괜찮아집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줍니다. '내 탓이 아니다. 내 탓이 아니다.'라고 그렇게 나를 위로해 봅니다. 나에게 건네는 위로가 가끔은 어떠한 것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가 있으니까요.
음악
-god (왜)
사연
예민한 성격은 타고 난 줄 알았습니다. 고쳐보려고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남들에게 예민한 성격을 들키지 않으려고 쿨한 척도 했습니다. 그런데 예민한 성격의 반응은 몸으로 나타났습니다. 음식을 넘기지 못하거나, 억지로 먹으면 여지없이 체하고 맙니다. 신경 쓰는 일이 있으면 커피와 거리를 두어도 잠을 자지 못합니다. 해결되지 않은 일이 생기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신경성 위장염은 달고 살고 있습니다.
"예민한 건 나의 잘못이 아니다.
예민하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공간에서 살았을 뿐이다.
예민한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고생하며 살아온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자."
(청춘의 필사/ 김종원 작가)
필사를 하기 전에 글을 먼저 읽어보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예민한 게 나의 잘못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공간에서 살아서 그렇다는 글에서 저의 지난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예민하게 굴었던 게 맞습니다. 그런 공간에서 제가 살아남기 위해 예민했다는 것이 나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김종원 작가님께서 책을 통해 해 주셨습니다.
마흔이 넘어서도 어느 누구에게도 들어보지 못했고, 예민한 건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나조차도 나에게 해주지 못했던 '나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
남들에게 예민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늘 전전긍긍했고, 남들처럼 유하지 못한 부분에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고생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더 벼랑 끝으로 내몰아버린 건 남이 아닌 나 자신이었습니다. 그걸 깨닫고 나니 눈물이 하염없이 났습니다.
월요일 새벽부터 한바탕 울었습니다. 울고 나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머리도 개운해졌습니다.
나를 알기 위해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나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행히도 오늘 김종원 작가의 글이 저의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 주셨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보면 저의 본모습이 드러나지 않을까 합니다.
온전히 내가 나를 받아 들일수 있는 나의 모습을.
음악
-케이윌 (가슴이 뛴다)
클로징
예민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쉽게 고칠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내 탓이 아니라는 말이 정말 위로가 됩니다. 정말 듣고 싶었나 봅니다. 올해 마지막 날까지는 행복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됩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