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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Aug 18. 2021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하루를 보내다!

몽골 말타기 여행_17

나눔의 상호작용 
나누는 것은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행위다. 
 나의 것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주면, 
 나 역시 그것의 일부를 영위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나눔을 통해 공동체가 
 형성된다. 모두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한다. 
 부자는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고,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부자들과 
 나누는 것이다. 
 
 - 안셀름 그륀의《지금과 다르게 살고 싶다》중에서 -
 
 * 나누면 커집니다.
 물질이든 경험이든 꿈이든
 함께 나누면 커지기 시작합니다.
 나눔의 비밀, 나눔의 상호작용입니다. 
 작은 것을 나누어 더 크게 만들고, 그것을 다시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행복 공동체입니다.




이제 말타기는 끝났다. 오늘 아침은 날씨가 너무나 맑다. 게다가 주말인 토요일이다. 외국에서 맞는 토요일, 그리고 한국보다 덥지 않은 날씨라서 더욱 좋다. 오늘의 일정은 울란바토르 시내를 관광하는 날이다. 로비가 아닌 호텔 옆에 모여 오늘도 고도원 님의 육성으로 듣는 아침편지 시간이다.

[ 호텔 로비에 걸려있는 몽골 말들의 모습 ]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어 상호작용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잘 모르고 있다.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씩 꺼내어 놓아 나누면 우리가 알 수 없는 큰 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여행을 온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나눌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마중물이 되고,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 우리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민족,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나눌 필요가 있다. 그런 꿈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고도원 님과 깊은 산속 옹달샘의 꿈이다. 


우리가 가진 것을 각자 가지고 있으면 아주 작은 일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조금씩이라도 나누면 하나로 모여 우리가 알 수 없는 많은 화학반응이 일어나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놀라운 나눔의 화학반응이자, 핵융합 반응일 것이다. 암에 걸려 암과 싸우는 이들과 세계 최대의 지도를 그린 칭기즈칸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들을 길러낼 수도 있고 제2의 싸이와 방탄 소년단도 만들 수 있다. 아마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한 자발적인 숙제이다. 이런 꿈의 공동체의 시작이 칭기즈칸 나라에서 시작해서 세계 최대의 지도처럼 뻗어나가기를 소원해본다.


오늘 우리가 몽골 시내 관광 일정이 타이트하다. 오전에는 자이승전승탑과 복크난궁전, 오후에는 국립 역사박물관과 몽골 백화점의 잠깐 쇼핑과 민속 공연 관람이 있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에 공항으로 이동해 밤 비행기를 탑승하게 되어있다.

[ 울란바토로 시내를  하루 종일 가야할 곳이다. 자이승 전승 기념탐, 민속박물관, 백화점, 공항까지 ]

먼저 자이승 전승탑으로 향했다. 호텔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이었고 우리나라로 하면 서울 한복판 강남이라 말하는 곳에 있다. 러시아와 몽골 연합군이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기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서 구소련에서 1971년에 기증한 탑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더라도 탑의 높이가 높은 곳에 위치에 있다. 탑 중간 부분에 주차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맨 밑에서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전승탑에 올라서니 울란바토르 전경이 다 보였다. 탑 뒷부분의 언덕에는 펜션 같은 주택과 전망 좋은 곳에 좋은 집들이 있었고 평지 부근에는 새로 지은 듯한 고급 아파트가 눈에 띄게 보였다. 그 옆에는 게르가 아직도 있는 것을 보면 빈부의 차이가 여실히 보이고 무계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멀리서는 커다란 화력발전소가 2곳이 보인다. 그곳에서 뿜어내는 매연이 맑은 몽골 하늘이 스모그처럼 뿌옇게 보인다.

[ 자이승 승전 기념탑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거쳐서 올라간다 ]
[ 앞에 있는 입구와는 달리 기념탑까지는 엄청난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한다 @박태환님 사진 ]


하늘이 푸르고 새하얀 구름이 떠있던 몽골 초원과는 전혀 다른 하늘인 것이 너무 아쉽다. 300만 인구 중에서 120만이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더 오염되지 않도록 몽골의 깨끗함이 더 유지되었으면 하는 외국인의 마음이다.


[ 탑 정상에는 러시아와 몽골 연합군의 이야기가 벽화로 장식되어 있다 @박태환님 사진 ]
[ 전승탑에서 잠시 쉬고 있는 아침지기님들(좌), 전승탑에서 울란바토르 시내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 한 장 찰칵 (우) ]
[ 전승탑의 바라본 울란바토르 전경, 푸른 풀만 자라는 작은 산도 있고 강도 보이고 아직 건설중인 빌칭과 초원에 게르도 보인다 @박태환님 사진 ]
[ 전승탑에서 둘러 본 울란바토르 시내 전경, 얼핏보면 서울 시내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박태환님 사진 ]
[ 많은 인구가 수도 울란바트로에 살다보니 개인주택보다는 아파트 형태의 거주시설이 많이 있다 ]
[ 몽골에서는 매를 훈련시켜 초원에서 들짐승을 사냥하곤 했었다. 실제 매를 팔에 올려주며 기념 사진을 찍는다 ]


그다음에 향한 곳은 복트칸 궁전이다. 몽골이 공산화되기 전에는 제정일치의 사회로 살아있는 부처라고 불리는 복트칸이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다시 태어나는 윤회사상으로 믿어 티베트 등지에서 어린 소년을 임금으로 세웠다고 한다. 이런 전통이 8대까지 이어졌으나 공산화가 되면서 폐지되었고 우리가 간 곳은 8대 복트칸이 머물던 여름 궁전과 겨울 궁전이었다. 특히 8대 복트칸은 티베트 사람이지만 몽골이 독립할 때 국민의 편에 서서 싸워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건물 밖에서는 사진을 촬영이 가능하지만 실내에서는 촬영 허가권을 사기 전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오래된 유적임에도 관리 상태가 잘되지 않는 편이었다. 우리나라 건축물과 비슷하게 단청과 비슷한 것으로 되었으나 시간이 지나서 보수공사도 일반 페인트로 되어 있는 것도 있어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것처럼 보인다. 

[ 복트칸 궁전 입구, 설명을 듣기 위해 모여 있다 @박태환님 사진 ]
[ 불교의 영향으로 화려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와도 비슷한 면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솥같기도 한 장식물, 그리고 전통복장을 하고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

내부로 들어가니 복트칸과 왕비가 사용했던 집기와 침실, 그리고 장신구 등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관람 도중 우리 2조를 놀라게 한 것이 있었다. 8대 복트칸의 사진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친숙한 얼굴이었다. 어디서 봤더라 생각해 보니 다름 아닌 우리 2조 3 호자 운전기사님과 너무나도 닮은 것이다. 친형제나 젊었을 때의 모습처럼 너무나도 닮은 것이 신기했다.


점심 식사 후에는 국립 역사박물관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오래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종 유물과 사진, 그리고 몽골 민족이 어떻게 세계 지도를 넓혔는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잘 전시해 놓았다. 

[ 역사 발물관 입구, 우리 나라의 국립 박물관과 비슷한 곳이다. 몽골 민족의 역사를 전시해 놓았다 @박태환님 사진 ]
[ 몽골인들이 세계를 정복할 때 쓰던 옛날 화살 @박태환님 사진 ]


역사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인 국영백화점으로 향했다. 우리는 약 2시간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 쇼핑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나라 백화점과 똑같이 1층에는 화장품과 향수 코너가 자리 잡고 각 층마다 많은 물건이 판매되고 있었다. 난 여기서는 우리 조 김애란 님을 쫓아다니기로 했다. 특히 집사람 선물을 사려면 누님들만 잘 쫓아다녀도 실패하지 않는다. 이것은 산티아고 여행 때 얻은 실전 경험이었다. 아내가 좋아할 물건들은 여성분들이 사는 것만 잘 물어보고 사면 실패가 없다. 그러나 백화점에서는 살 물건이 없어 일찍 나왔다. 애란님이 예전에 몽골에 오셨을 때 다녀오신 불교 미술관을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구글 맵으로 검색하니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에 있다. 


불교 미술관까지 가는 길은 여느 토요일 오후 거리처럼 매우 붐볐다. 하지만 불교 미술관을 구경하는 분들은 우리를 비롯하여 관람객들이 몇 분 없어서 한산해서 좋았다. 구경을 하고 백화점으로 돌아가도 아직 많은 분들이 한창 쇼핑 중이셨다. 다들 한 보따리씩 사 가지고 나오신다. 특히 1층은 우리나라 백화점 지하처럼 식료품 코너가 자리 잡고 있는데 여기서 얼핏 보면 한국인지 몽골인지 별반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일주일 동안 있었던 몽골 초원과는 전혀 매칭 되지 않는 모습이다. 오직 푸른 초원이 평화롭게 펼쳐지고 순박한 목동이 있는 것과는 달리 여기는 세련된 도시화된 사람들이 한국의 주말처럼 쇼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몽골 민속 공연이 매우 인기가 많아 좋은 자리를 앉으려면 일찍 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 생각에는 수도 한복판에서 열리는 민속 공연이라 좌석이나 예약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다. 선착순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서둘러 공연장 앞으로 갔다. 벌써 50-60명이 넘는 분들이 줄을 서 있다. 그중에는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분들도 있고 외국분들도 서 있었다. 지나가던 한국분들이 우리의 복장과 우리 명찰을 보고 아는 체를 하신다. 특히 고도원 님을 직접 보신 분들은 살짝 물어보신다. 진짜 저분이 고도원 님이시냐고 물어보시기도 한다. 이제는 ‘고도원’님 자체가 깊은 산속 옹달샘과 더불어 브랜드가 된 것 같다.

[ 민속 공연장 내부, 몽골의 유명한 사람의 그림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태환님 사진 ]

한다 님과 가이드분들이 예약을 먼저 하신 것인지 앞으로 나가 줄을 섰다. 맨 앞에는 덩치 좋은 나이트 앞에 서 있는 ‘기도’ 같은 분이 문을 막고 서있다. 잠시 기다린 후에 와서 줄을 선 순서대로 입장을 한다. 지정 좌석제가 아니라 자기가 선택한 자리에 앉는 것이다. 우리는 운 좋게 무대 중앙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에 민속악기인 마두금 연주와 여러 타악기와 관악기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가면극도 이어지고 나중에는 서커스 같은 기예도 선보였다. 나중에는 우리가 친숙히 들은 ‘아리랑’도 마두금을 비롯한 몽골 민속악기로 연주되고 서양 곡도 연주되었다. 아마도 한국인들이 많이 몽골에 관람을 오시는 것 같다. 아침 여행 가족 중 대학교 동창분들이 같이 공연을 관람하게 되어 세계가 참 좁구나 하는 생각도 들기까지도 했다.

[ 몽골의 전통악기와 의상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공연과 연주, 그리고 연극까지 하고 있다 @박태환님 사진 ]
[ 다른 관객들은 나가고 우리에게 여기까가 여행을 디자인의 전부라고 설명하고 계신 고도원님 ]

아침 편지 여행에서 마련한 여행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우리는 그렇게 공식적인 여행을 마쳤다. 이제 저녁 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표 발권을 하고 짐을 부치고 비행기만 타면 되었다. 저녁 식사를 하러 도착한 곳은 캐시미어 판매점과 인접한 식당이었다. 식당은 게르 형태를 한 천정이 높은 매우 넓은 연회장 같은 식당이었다. 길게 널어선 식탁에는 깔끔하게 플레이팅이 되어 있었다. 잘 익힌 연어 정식으로 몽골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다. 우리가 간 곳은 캐시미어 판매점이었다. 여성분들을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관심이 많았다. 나는 캐시미어가 그렇게 유명한지도 몰랐고 비싼지도 몰랐다. 백화점에서 사지 못한 아내 선물을 애란님의 추천으로 샀다. 돌아와서 선물의 결과는 대박이었다. 물론 아내가 얼마 주고 샀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그건 비싸게 준지 알고 마음에 들 때 나오는 반응이다. 역시 누님들의 조언만 잘 들으면 선물 고민은 해결된다. 역시 이번에도 성공이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표를 받고 그동안 우리를 잘 살펴준 한다 님과 무기님을 비롯한 현지 가이들과 정말로 아쉬운 작별을 하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몇 분은 다시 개인적으로 오고 싶었는지 무기님의 명함을 받는 분들도 계신다. 아마도 이번 몽골 말타기 여행이 잊지 못할 여행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 같다. 항공 수화물을 부치고 출국 심사를 마치고 늦은 밤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동안의 10일, 만 9일 4시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 도착할 때도 늦은 밤이었는데 출발할 때도 저녁 비행기를 타러 칭기스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

광활한 멋진 초원에서 말을 타고 강을 건너고 언덕을 오를 때의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느낌을 품고 간다. 하늘의 수많은 별과 커다란 달을 보았다. 그리고 거기서 빛나는 아침편지 여행객들의 멋진 꿈도 빛나고 있었다. 언젠가는 위대한 리더십을 가지고 큰 인물들의 모습도 얼핏 본 것 같다.

[ 칭기스 공항 내에 전시되어 있는 몽골 장수의 모형 ]

그런 꿈을 가지고 키워 나갈 아침 편지 여행객들이 이제 돌아가서 행복한 바이러스가 되어 우리 가족과 친구, 그리고 우리가 속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날만 남았다. 우리의 많은 추억과 꿈을 태운 비행기는 고요한 밤하늘을 지나서 한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도착했을 때 약 2시간이 채 안 되는 쪽잠을 잤더라도 표정만은 밝았다. 짐을 찾고 출국장 앞에 모였다. 고도원 님이 아침편지 여행에서 기획한 여행은 여기까지라고 한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각자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자신만의 여행을 기획하고 떠나야 한다. 거기가 잘 닦인 도로일 수도 있고 때로는 장애물이 없는 푸른 초원을 건너기도 할 것이다. 때로는 강을 건너야 하고 때로는 울퉁불퉁한 험한 길을 가야 한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 우리가 가는 길은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많은 사람이 가면 길이 되는 것처럼 2018년 몽골 말타기 여행은 우리 삶에 있어 아름다운 길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길의 시작이 되었다. 이제 열 흘간의 꿈같은 몽골 여행을 마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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