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내 삶의 혁명을 위하여

- 쿠바 여행 사전 파티 : 여행 기획자의 세심한 배려

by 지음

약 5년 전의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쪽으로 약 15-16시간 정도를 날아가야 하는 나라인 스페인의 여행도 비슷했다. 순례자의 길이라고 이름난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것도 없는 곳으로 여행을 약 2주간 했었다. 그 여행의 여운은 아직도 내 삶에서 숨 쉬고 있다. 그 후 ‘스페인’ 또는 ‘산티아고’라는 단어만 들으면 갑자기 나를 끝없이 펼쳐진 산티아고의 어느 조용한 순례자의 길로 인도하곤 했다.


‘쿠바’라는 나라도 비슷했다. 그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고 유명한 사람이 ‘체 게바라’ 정도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단편적으로 알게 된 쿠바라는 나라와 강렬한 색채, 그리고 자유로움과 여유, ‘살사’라는 춤으로 유명한 나라, 혁명이란 아이콘으로 ‘체 게바라’는 인물이 살았던 나라라는 정도가 전부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쿠바를 향한 나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던 것이다. 2019년 연말을 떠나서 2020년 새해를 거쳐서 시작하려고 했던 여행은 사정상 해를 넘기고 새해에 떠나게 되었다.


쿠바 여행을 떠나기 약 3주 전에서야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게 되었다. 여행 기획이 대규모 여행사나 단체에서 기획된 여행이 아니었다. ‘아티스트 웨이’를 운영하는 개인 여행사이다. 스페인, 아프리카, 쿠바, 몽골 등 여러 나라를 소규모로 자신만의 콘셉트로 여행을 기획하고 여행을 참가한 사람에게 기쁨과 추억을 기획하여 만들어준 곳이라고 보면 된다. 여행 모집 공고도 네이버 카페를 통해서만 아는 사람만을 통해 아름아름 전해지는 여행인 것도 독특했다. 어쩌면 가고 싶어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나처럼 좋은 여행기회를 잡기도 어려웠을지 모른다. 여행신청이 마감되고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사전에 얼굴을 보고 쿠바 여행에 대한 사전 오리엔테이션의 성격의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기에 오늘 모이는 장소도 다름 아닌 여행기획자의 아파트 개인 공간이다.


토요일 오전에 설레는 마음으로 모임 장소로 향했다. 가지고 갈 것은 쿠바에 대한 것과 간단히 나누어 먹을 다과 정도면 된다. 포트락 파티처럼 자신들이 먹을 것을 가지고 와서 서로 나누어 먹는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름대로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와 아내보다 먼저 와 있는 분들이 계셨다. 나보다 인생 선배인 분들이 두 분이 먼저 와 계셨다. 쿠바 여행의 사전 파티의 호스트이자 기획자인 로이스 님과 친구 알랜이 우리 부부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17명 여행자들이 다 사전 미팅이자 파티에 올 것을 기대하면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호스트인 로이스 님이 준비한 호박파이와 작년 쿠바 여행에서 공수해온 대표 럼주인 ‘아바나 클럽’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심 여행에 참가하는 모든 분들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전부는 다 참석하실 수 없다고 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모이기 시작한 우리는 서로의 간단한 인사로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연초이고 주말이라 지방에 계신 분들도 있어 쿠바 여행 친구 중 7명이 모여서 쿠바에 대해서 그리고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나 또한 그렇지만 이분들은 어떤 이유에서 쿠바를 가려고 그것도 약 16일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했는지 궁금하기 시작했다. 쿠바에 대한 어떤 끌림이나 애정, 또는 동경이 우리들을 쿠바로 향하게 되었다. 서로의 소개가 끝나자 여행기획자인 로이스 님이 서로를 알아가도록 카드를 2개씩 골라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고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는 가운데 ‘쿠바’라는 공통분모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으로 3주 후에 갈 쿠바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여행 기획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쿠바의 책자는 그토록 궁금해하던 쿠바에 대한 것을 담고 있었다. 아마도 이 한 권이면 쿠바에 대한 속성 공부를 하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기말고사 시험을 앞두고 몰래 보는 선배들의 노하우가 담긴 ‘시험족보’와 같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쿠바를 가기 전과 돌아오면서 1박 2일을 머무를 멕시코의 역사와 쿠바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5년 전에 산티아고 길을 걸을 때 아무것도 몰랐다. 스페인의 역사, 문화적 배경, 건축 등 아는 것이라고는 축구를 잘하고 투우로 유명하다는 것이 전부였을 정도였다. 여행을 하기 전에 그 나라에 대해서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드는 것을 느꼈다. 스페인 때는 갔다 와서 공부한 양이 엄청났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기획자가 가기 전에 미리 우리에게 간단하게 알려주고 공부할 수 있는 자료와 시간을 주는 것이 참 남다른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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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의 역사 정리 : 여행 기획자가 준비한 한눈에 보는 쿠바의 역사 @Artisway ]


더욱이 쿠바라는 나라가 내가 5년 전에 갔다 온 스페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 콜럼버스가 쿠바에 첫 발을 들여놓은 후부터 쿠바라는 나라는 스페인의 식민지로 약 400년간의 시간을 고통받았다. 거기에는 아메리카의 아픈 역사와 흑인 노예의 슬픔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일제 시대에 우리 민족이 쿠바까지 가게 되었고 거기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하는 모르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아마도 이번 쿠바 여행이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떤 혁명을 이끌어 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여행을 떠나는 각자의 생각은 다르지만 각자의 마음에는 또 다른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고 또 하나의 혁명을 완성하기 위한 여행이라고 생각된다. 내 삶의 혁명을 만들기 위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명한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에서 뺄 수 없는 즐거움이지만 여행이 삶에게 던지는 도전과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할지는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통해 혁명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던 체 게바라의 자취를 따라가고 미국의 유명한 작가인 헤밍웨이의 집필실에 가본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나에게는 많은 의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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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행의 거쳐야 할 포인트 : 여행 동행자 중 HW이 쓴 멋진 붓글씨 @Artistway ]


비록 전부는 아니지만 7명이 모여 서로를 알아가고 쿠바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고 앞으로 3주 후에 떠나는 쿠바를 알게 된 사전 여행 파티의 하루는 남달랐다. 새해에 처음 시작하는 이번 쿠바 여행은 나에게 어떤 선물 보따리와 질문을 던지게 될까?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혁명을 완수하고 어떻게 새로운 혁명을 시작할지 기대되는 하루였습니다. 준비한 만큼 여행은 나에게 많은 것을 던져줄 것을 기대해본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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