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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진심을 꺼낼 작은 습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따뜻한 메시지, 글로 시작하는 변화

by 갓노묘반려인

나는 어렸을 때 사춘기를 겪지 않았다. 그리고 다 모아놨다가 성인이 된 후 두 번의 사춘기를 보냈다. 그 중 첫 번째 사춘기 때의 큰 특징이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였다. 사실 그것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겁난다.'라고 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나는 오늘 소개하는 아래 두 가지 방법으로 내가 지금 무엇을 정확히 원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묻고 또 물은 뒤 그 난관을 헤쳐나갔었다. 즉, 내가 어떻게 나의 진심을 끄집어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 나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사를 적어라.

방법? 노트를 펴고 그냥 적는다. 마음에 하나도 없지만 나에 대한 칭찬들과 격려를 줄줄이 나열했다.

여기서 중요한 키포인트는 '무조건적'이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 많은 조건을 따진다. 오늘만 해도 얼마나 많은 조건을 들이밀며 나와 타인을 평가했는가? 이때는 평가를 접고, 아주 작은 점이라도 또는 허무맹랑한 소리라도 그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무조건적'으로 찬사를 보내라.


· 나는 정말 멋있는 사람이야.

· 나는 풍요로운 삶을 살 자격이 있어.

·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어.

· 나는 지금 모든 것이 충분해.

·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거야.

·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선택할 거야.

· 나의 건강함과 긍정적인 힘이 내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어.


반항이 심할 거다. 그런 칭찬을 도저히 납득 할 수가 없을 거다. 처음엔 엄청나게 힘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꾸역꾸역해야 한다. 나에겐 그때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었다. 그러자 아주 조금씩 눈 녹듯 마음이 스르르 녹기 시작했다. 마음이 나에게 '어라? 내 마음이 정말 궁금해졌나 봐?' 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나에게 찬사 보내기' 그것이 바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열쇠였다.


철컥


열쇠를 쥐기까지, 자물쇠를 찾기까지 얼마나 걸렸는가. 얼마나 좌절하고 절망하고 슬퍼하고 절규했는가. 얼마나 비참했으며, 얼마나 소리쳤고, 얼마나 아파했는가. 하지만 야속하게도 자물쇠를 열었다고 해서 바로 진심이 입을 열진 않는다. 두 번째 접근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아침 글쓰기였다. 모닝페이지 말이다.




두 번째. 모닝페이지, 무의식 글쓰기

새벽에 억지로 눈을 뜬다. 침대맡에 걸터앉아 노트를 꺼낸다. 펜을 쥐고 무작정 종이 위를 달린다.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들판에 나를 풀어놓는다. 나를 향한 온갖 욕이 튀어나올 거다. 비난과 야유가 쏟아진다. 혐오와 질타의 말들은 안 그래도 연약한 마음의 살결을 갈기갈기 찢는다. 그럼에도 계속 써야 한다.


새벽에 눈이 번쩍 떠진다. 욕을 듣더라도 또 달린다. 종이 위를 미친 듯이 달린다. 이러면서 나와 진정한 화해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무의식을 설득할 때 욕을 하는 의식과 무의식들이 잠깐이나마 닫힌다.


어느 날은 절벽 위에서 절규하고, 어느 날은 한라산만 한 바위 뒤에 숨어버린다. 이렇게 숨바꼭질을 여러 차례하고 뒹굴다 보면 어느 순간 무의식 속 진심 하나가 툭 튀어나온다. 그냥 나도 모르게 적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말을 껴안게 된다. 아, 네가 진심이구나. 네가 이렇게도 용기 있게 나와줬구나. 눈물이 나며 평생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 진심 하나를 발견하기 위해 몇 개월이 걸렸는가. 매일 새벽마다 눈을 뜨는 게 얼마나 설렜으며 얼마나 고통스러웠는가. 나는 이제껏 살아오며 잘한 일 중 하나가 새벽 글쓰기였다고 자부한다. 자, 이제 다시 시작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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