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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일기 Oct 09. 2022

그놈의 갓생, 그만 외치면 안 될까요?

마크 호킨스,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를 읽고




나는 '빈생'을 외친다



어느새 미라클 모닝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갓생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갓생은 자기 발전의 다른 표현으로 열심히 사는 인생을 멋지게 표현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내포한 의미는 '당신은 지금 새로운 미션과 달성이 필요합니다.'라고 내게 들린다. 물가가 치솟고, 서울의 집값은 평범한 직장인들은 20년 이상 근속해도 간신히 살까 말 까다. 심지어 최근 50년 모기지론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갓생으로 살아야지 겨우 이 사회에서 평범하게 지내는 자격이 주어진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영어공부를 하고 퇴근해서는 운동을 하고 빈틈없이 바쁘게 지내는 게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왜 우리는 바쁜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 우리에게 호킨스의 책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시선으로 분주하지 않은 '빈생'을 말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지루함을 굳이 찾지 않는다.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게 나오는 세상이다. 이리저리 둘러다니다 보면 내가 몰랐던 감각에 눈 뜨게 해주는 멋진 신세계다. 애정이 흘러넘치는 이 공간에서 누리지 못하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분명 동물이거나 로봇일 거다. 그만큼 풍요로운 시대를 우리는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풍요로운 시대에서 우리 가슴속 한편이 허하지 않냐고 묻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가?



시간표를 가득 채워 계획대로 실천하고 상황이 내 뜻대로 흘러가면 나 역시나 기분 좋다. 하지만 세상이 언제나 내뜻대로 흘러간 적이 많았던가? 오늘도 무사히 지나감에 감사하면서 꾸역꾸역 잘 막아내기 급급하다. 저자는 이런 생활 패턴에서는 삶의 충만함을 느끼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금요일만 기다리는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띵해지는 포인트가 아닐까? 다들 알면서도 남들처럼 일하고, 남들처럼 연애하고, 남들처럼 결혼을 하고 어떤 화려한 영웅담을 썰 푸는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각자의 인생을 충실히 살고 있을 거다. 하지만 방향이 잘못되었단다. 삶이 충만해지려면 지루해져야 한다.




지루함이란 Timewaste라 여기는 요즘 태세에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갓생들은 노력한다. 그 노오력을 비난한 지가 언제인데 우리는 같은 삶을 반복한다. 오래간만에 멍 때리는 시간을 가져본다. 참 10분도 가만히 있기가 힘들더라구.  몇 년 전에도 멍때리기 대회에서 10대 청소년이 우승했다고 하지?  풋풋한 어린아이가 얼마나 꽉 찬 일정을 살았으면 그런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는지 감탄사가 나오면서도 한편으로 측은하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의미 있는 일과 무의미 있는 일을 분류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시간과 목표에 따라 단순히 채워가는 방식이 아닌 다른 건강한 의미로 바꾸려고 노력한다. 아직은 낯설지만 빈틈을 많이 보이려고 시간표 중간중간에 땡땡이치는 시간을 확보했다. 처음에는 이래도 될까?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이내 생각을 돌려서 갓생만으로 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다.'라고 고쳐먹자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어쩌면 우린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갓생을 사는 게 아니라 원치 않는 각성 사회에 있는 게 아닐까?




한줄평 : 나를 향한 채찍질은 그만하라.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인생 깊었던 구절


-지루함을 어둡고 무서운 지하실처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충만한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는 지루함이란 감정이 가르쳐 주는 메시지에 가슴을 열어야 한다.

- 삶을 가득 채운 활동들이 우리가 애타게 찾는 의미를 던져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 지루함은 현재 나에게 적극적인 반응을 유도할 정도의 자극이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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