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것이 답은 아니다
나는 회피형일까?
그냥 누군가가 대놓고 시비거는거 아닌이상
별다른 갈등 없이 참고 넘어간다.
그래서 나는 별로 싸우지도 않고,
그게 디폴트값이 되다보니
사람들이 나에게 이런 말들을 했다.
'너 참 맷집이 좋다'
'너 의외로 멘탈이 쎄구나?'
'넌 인내심이 좋아'
그런데 왠지 유쾌하지 않았다.
칭찬같기도 하면서
칭찬같지 않은 얘기지 않나.
그래도 참고, 싸우지 않는게
결말은 늘 좋았다.
누군가에게 미움 받을 일도 없었고,
사람들은 나를 친절한 사람으로
동정해주기도 했으니.
의외로 내편이 더 늘기도 했고,
평판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평판 때문에
나는 다시 참았다.
나는 잘 참고, 착한 사람으로
라벨링 되어있었다.
그런데 내 속도 그럴까?
그건 아니었다.
'아 저사람은 저정도
경계까지 건드려도
별다른 반응이 없네?'
라는 무의식적인 허용을
내가 해준 셈이다.
이제와보니 아닌 것 같다.
그 사람에게 나의 경계라인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도
그 사람이 무례를 범하면,
나는 속으로만 그 사람을
카운팅하고 있었다.
누구나 자신의 경계라인,
즉 화가 나는 포인트가 다르다.
누군가는 능력을 낮춰도 웃어넘기지만
외모를 놀리면 화를 낸다.
누군가는 외모로 놀려도 웃어넘기지만
능력으로 비하하면 화를 낸다.
물론 두 가지 다 하면 안되지만...
내가 유난히 참기 힘든 경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모욕을 견딜수록
다른 사람에게 남는
나에 대한 인상은
'저 사람한테는 무슨 말을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것'
으로 자리잡힌다.
예전의 나는
누군가가 솔직하게 자기의 불쾌함을
얘기해주고 조심해달라고 하면,
굉장히 낯설고 무례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건강하게 자신을 지키는 거였다.
이제 드는 생각은
무례하고, 선을 넘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얘기해주는 것이
어쩌면 그 사람과의 관계도,
나 자신에게도 좋은 거 같다.
물론, 바로 감정적으로 화를 내거나
툭하면 다 표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라 생각한다.
적당한 경계선을 그어놓고,
그 경계를 넘어갈 때
상대에게 주의를 주는 정도가
딱 적당한 거 같다.
참을수록 더 크게 참아야 할 일이
늘어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