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에 찾아온 사춘기

늦은 만큼 빠르게 흐르다

by 고도띠

만 35세.


어느덧 새해를 앞두고 있다.

내년이 되어도

만으로 35세다.

(생일이 안지나니까..

악착같이 35세로 남고싶다.)


나는 착한 딸

착한 부하직원

착한 친구

착한 거래처직원

착한 손님으로 살았다.


그리고 내 가치관과 방향성에

전혀 의문없이, 트러블도 없이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평화가 깨졌다.


내가 생각한 '착하다'는 것이

내 자신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타인을 위해 착하게 산 대신

나 자신에게는 친절하지 않았다.

이조차 인지하는데 무려 35년이 걸렸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말한다.

35살에 사춘기가 찾아봐'버렸다'고.


그리고 이 평화로움이 깨지고 나서야

내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 매트릭스 속에 나온

빨간약을 먹어버린 것이다.


그동안 파란약을 먹고 살았을 때는

오히려 평화로워서

'나같은 행운아'가 있을까 싶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감사하며

행복에 겨워 살던 것 같다.

물론, 지금와서 이 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글쎄? 돌아가지 않을 거 같은데.



사람들은 자유롭게 사는 걸 추구한다.

나 또한 자유를 추구한다.

경제적 자유, 인간관계 자유, 시간의 자유

여러 종류의 자유를 원한다.


그렇게 원하는 자유로움이

정작 내 마음 속 깊은 저변에 깔린

내적 욕망은 억압하고 가두고

몰아세우기만 했다.


'아 이렇게 하면 저사람이 나를 안좋게 볼 거 같은데'

'아.. 부모님한테 실망시키면 안되는데'

'아 이사람과의 관계가 망가지기 싫은데'


내가 원하는 진심을 감추기 바빴다.


물론 사회생활하려면 당연히

솔직하게만 살 순 없다.

그렇게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내 감정과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실현할 줄도

알아야했는데...


갈등 자체를 피하고,

미움 받는 걸 피하다보니

어느새 나는 남들의 규격에 맞춰진

그저 그런 無맛의 인간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계기가 있냐고?

당연히 있다.


그 계기는 차근차근

다음 이야기부터 풀 계획이다.


생각보다 스토리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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