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외로움을 타나 봐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은 혼자서도 온전히 잘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말이죠.
의사는 너무 의존적이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형식적인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좀 의존적으로 되고 싶다고요. 혼자는 재미없단 뜻입니다. 말꼬리를 이으려다 아무 소용도 없을 것 같아서 속으로 삼켜냈다. 삼켜낸 말은 소화도 되지 않고 식도를 넘어 온몸에 갑갑하게 퍼져 나갔다.
이대로 하루를 텅 빈 채 끝내기는 아쉬웠다. 하루 종일 한 끼도 못 먹은 사람처럼 도파민을 뇌 속에 구겨 넣고 싶었다. 초등학생들을 따라 탕후루를 하나 사 먹었다. 으 너무 달아. 두 번은 못 먹을 것 같다. 빵집에 들러 빵도 잔뜩 사고, 읽고 싶었던 책도 샀다. 돈을 물 흐르듯 쓰며 있는 행복 없는 행복 다 쥐어짰다. 그 와중에 나 빼고 다 친구가 있고 연인이 있고 가족이 있다. 하물며 강아지도 있다.
집에 도착해서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침대에 누워 빵을 먹었다. 이것이 행복인가? 집이 주는 안락함에 취해 오늘 하루 동안 처음으로 참된 행복을 느꼈다. 그대로 스르르 눈꺼풀이 감기고, 한참 다디단 낮잠을 났다. 자고 일어나니 행복은 지속시간을 다해 사라진 지 오래였다.
누군가 그랬다. 행복은 특별한 게 아니라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행복이라고 말이다. 나는 기대된다. 혼자서도 잘 살아갈 내가. 그리고 동시에 혼자서만 살아가게 될 나의 하루들이 두렵다. 나는 과연 이상적인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을 멈춰야지. 오늘도 단조로운 삶 속에 오롯이 나만을 위한 도파민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