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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늘보 Feb 16. 2020

부드럽고 날카롭게 승리하는 4가지 방법

스타트업에서 프로잡일러로 살아남는 방법_설득 편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때나 분위기를 내가 주장하는 방향으로 가게끔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감정 혹은 의도를 절대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 감정을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보이게 되면,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내가 원하는 선택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내가 원하는 흐름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진다.


이 글을 통해 설득력 있는 발언을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회사에서 수많은 의사결정의 과정과 논의를 하며 깨달은 가장 중요한 4가지 설득 방법을 공유하려 한다.



첫 번째,

최대한 오래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한다.


발언을 하고 싶어도 최대한 참고 기다려라.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발언을 끝까지 듣고, 집요하고 깊이 있게 파고들자. '지피지기(知彼知己) 면 백전불태(百戰不殆)'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주로 아래 질문을 통해 상대방 주장의 본질을 꿰뚫고자 한다.

1) 왜 이 주장을 하는지

2)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3) 얻고자 하는 결과가 우리 조직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지

4) 어떻게 이를 만들고자 하는지


위와 같이 상대방이 주장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계속 파고들다 보면 결국 내가 어떤 포인트로 설득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혹은 그전에 상대방이 본인의 허점을 깨달아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중요치 않은 것에 서로 목숨을 걸고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고 날을 세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모든 것에 우리는 감정 소모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러한 것들을 미리 분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어떤 이유에서 본인의 주장을 지키고자 하는지 먼저 깊이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모든 주장의 전제는 조직을 위한 방향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서로의 주장을 하다 보면,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모두가 프로이기에 이는 중요치 않다고 해도 사람들이 하는 일인지라 서로의 감정이 상하지 않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서로 반대의견에서 주장을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은 의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주장을 비난하게 되며, 이는 개인적인 감정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때, 본인의 주장에 절대 감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꼭 전제해야 한다. 이는 주장의 서두에 꼭 언급해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주장을 한다고 하자.


저는 코로나 19 사태가 3월까지 지속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사를 직접 운영하는 팀에서 이러한 주장을 한다면, 상황에 따라 다른 팀에서는 그 이유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여기서부터, 반대의견의 팀에서는 모든 주장을 운영팀이 운영을 하지 않기 위한 이유를 늘어놓는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운영팀의 주장을 빈약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주장이 전체 조직의 이익을 위함임이 전제되어야 한다.

저는 전체 회사의 이익 측면에서 고민해 봤을 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이면서 행사를 운영했을 때 우리가 취득할 수 있는 이익이 비용에 비해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기에 본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만약 본 행사 참석자 중에서 코로나 19의 확진자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우리 브랜드가 손실할 이미지는 예측 불가할 정도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이익을 고려해서 생각한다는 말만 추가되었을 뿐인데, 주장의 관점이 확 달라진다. 항상 주장을 발언하기 전에는 단체의 이익 측면에서 주장하는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 본인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더해준다.



세 번째,

상대방의 의견에 동조하라.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서로의 주장을 하다 보면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도 나와 같이 오늘 본인의 주장을 나에게 설득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본인의 의견이 설득되지 않는다면 깨달음의 감정보다도 본인이 목표로 한 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분노의 감정이 먼저 들 것이다. 이러한 감정이 들게 되면 서로 안 좋은 감정으로 토론은 끝이 날 수 있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주장에 내가 깊이 동감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주장이 말이 되지 않고, 바보 같아서 내가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은 매우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주장임이 틀림없고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집단의 이익의 측면에서 고려했을 때, 너의 주장을 반영한 나의 주장으로 가는 게 어떻냐'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상대방의 의견을 공감하는 것이 서로 감정이 상기된 상황에서 매우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다.


예를 들어, 위의 행사 진행에 대한 논의에 상대방이 바이러스 여부와 상관없이 행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상대방에 대한 주장에 무조건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진행 후 취할 수 있는 이득보다 크기 때문에 하지 말자.'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네가 주장한 것과 같이 행사를 주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나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 이 중요성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장하는 것은 매우 깊이 있는 고려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본 행사에서 취할 수 있는 이익은 ******원으로 예측된다. 이에 반해, 만약 참가자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리스크와 비용은 *****원에 다다른다. 너의 주장에 맞춰 이 행사를 무기한 취소하는 것보다는 사전 지원 의사를 밝힌 참가자에 한해 행사 시기를 부득이하게 여름으로 연기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진행하는 것이 어떻냐'라고 말을 한다면, 상대방은 마치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고 존중되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이 승리했다는 기분을 들게 하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이 설득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네 번째,

기다려라.


급하게 강요하지 말아라. 상대방도 본인이 준비해온 주장을 돌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어느 정도 내가 짠 프레임에 들어왔다면 재촉하지 말고 기다려라. 상대방이 내 말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본인의 감정 정리와 논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칫 넘어온 것 같다고 섣불리 대답을 재촉하다가는 다 넘어온 일도 안될 수 있다. 끝까지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것을 온전히 얻을 수 있다.


그가 승리했다는 논리를 구성할 수 있게 천천히 기다려줘라. 그리고 그의 대답을 존중해주자. 이 과정을 경험한 그는 다음번 주장에서 당신의 논리를 무조건 적으로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는 장기적인 커리어에서 본인의 편을 만들 수 있는 큰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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