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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늘보 Aug 23. 2020

황시목 검사가 대단한 이유

스타트업에서 프로잡일러로 살아남는 방법_만인에게 사랑받는 다는 건

드라마 속, 황시목(평검사)는 자신의 직속상관인 우태하(부장검사)와 그의 동기인 김사현(부장검사)와 함께하는 첫 회식 자리에서 술을 받는다.

 이에 황시목 검사는 마시지 않고, 바로 자리에 놓는다. 

이윽고, 두 부장검사가 담배를 피우러 나온 사이, 황시목 검사가 짐을 싸서 나온다. 그는 급히 할 일이 있다며, 자리를 뜬다. 당황한 김사현 부장검사가 "내 머리털 나고, 막내가 먼저 가는 건 못 봤다!"라고 소리치지만, 황시목 검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다음날 아침, 우태하 부장검사가 출근하자마자 그의 책상에서 확인한 건, 지난밤 술자리에서 나왔던 내용을 밤새 다 조사하고 정리해놓은 자료였다. 급히 할 일이 있다고 떠난 이유는 바로 그 자료를 조사하기 위함 이었던 것이었다. 


#원칙주의자 #황시목검사


잘 기억은 나진 않지만, 비밀의 숲 1편의 '황시목 검사'의 주 캐릭터는 #까칠함 #원칙주의자 #길들지않음 이었다. 그는 공감 능력이나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인 대인관계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가 배역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일을 끝내주게 잘 한다는 것 그리고 정의를 따른다는 것이다.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정의를 보다 당당하게 따르고,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만의 길을 개척한다. 그렇다고 상사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도 아니다. 위 케이스에서 봤듯이 상사가 시킨 일은 누구보다도 깔끔하게 해낸다. 반대로 서동재 검사(극중 황시목 검사와는 상반되는 캐릭터로 '생존 만렙'의 샤바샤바 스킬을 시전한다)는 오히려 상사의 마음을 얻기위해 본업보다 그를 위한 일들에 집중한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마음을 얻지 못한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

드라마이기에 이런 캐릭터들이 좀 더 극단적으로 표현되지만, 우리 사회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업무보다도 정치나 사회, 그리고 동료 혹은 상사와의 관계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정말 사회생활은 상관없이 업무에만 집중하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이기에 무조건 황시목 검사가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황시목 검사를 보면서 위안을 얻는다. 



모두가 날 좋아할 순 없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특히 일을 같이 하다보면 의견이 자주 맞지 않기도 하고 이 때문에 자주 부딧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정말 쓸데없는 관계 때문에 업무에는 집중하지 못한채 하루가 지나기도 한다. 어쩔때는 너무 억울해서 잠을 못이루기도 하고, 회의에서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느라 시간을 모두 보내기도 한다. 회의 때, 똑똑하게 반박하지 못한 내 자신이 한심해서 밤새 이불킥을 차기도 한다. 이럴 땐, 정말 회사에 가기도 싫고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내가 황시목 같이 정말 이런 사사로운 관계를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는 죽어도 황시목이 되지 못한다.

확실한 건, 나는 황시목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점 사회생활을 할수록 황시목과 비슷한 사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놀랍게도 사회생활 연차가 쌓일수록 가벼운 마찰은 점점 무시할 수 있게된다. 가끔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에 왜 이렇게 다들 목숨을 거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레벨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황시목과 같이 태연한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여전히 나는 화가 날 것이며, 이불킥을 할 것이다. 


그럴때 마다 황시목 검사를 떠올리기 바란다. 


황시목 검사를 싫어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보다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실력으로 증명해냈다. 나도 그렇게 될 것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와 부딧치고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회사 나가면 보고싶어도 보지 않을 사람들이니 크게 게의치 않기 바란다. 오늘 나에게 큰 일일지 모르지만, 일년 두에는 아니 일주일만 지나도 나에게 큰 일이 아닐 것이다. 


오늘 회사의 누군가 때문에 지친 누군가에게 황시목 검사가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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