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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늘보 Nov 22. 2020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회사를 알리는 방법

스타트업에서 프로잡일러로 살아남기_성장 스토리 #1.

사업자등록증을 불과 한 달 전에 등록한 회사를 3단 안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1인 마케터’가 해야 하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과감하게 분류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콘텐츠 마케터’가 급부상할 때였습니다. 대기업, 스타트업에 상관없이 모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기업 계정을 생성하고 천편일률적인 카드 뉴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기업이라 하면 당연히 owned media(기업이 기업 이름의 계정으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채널)을 가지고 있어야 했고, 각종 이벤트를 진행해서라도 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한 가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물론, 저도 입사하자마자 바로 가장 활성화되어있고 해당 타깃 군에게 적합한 owned media를 리스트업하고 계정을 오픈했습니다. 각 채널에 맞는 프로필 이미지를 만들고(당시엔 디자이너도 없어서 포토샵과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특성에 맞는 톤 앤 매너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등록증에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신생기업의 sns 채널을 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냉철하게 주어진 시간과 한정된 리소스를 가지고 최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기업 채널에서 아무리 ‘우리 회사는 이런 장점과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해도 믿어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럼 결국 이미 다수의 구독자와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진 ‘남의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과연 다수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채널 보유하고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바로, 뉴스 미디어였습니다.


이미 많은 독자에게 노출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그 목소리에 신뢰를 가진 뉴스 미디어를 통해 우리 회사의 가치를 알린다면 기업 채널에 우리 기업을 알리는 게시물 100개를 올린 것보다도 큰 파급력을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아무 PR경험이나 경력이 가지고 있는 않았던 저는 무작정 우리 기업과 가장 관련이 있고 이에 대한 기획기사를 찾았습니다. 해당 기사들을 리스트업하고 그 내용에 따라 분류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기업은 헬스케어+블록체인 분야의 기업이기 때문에 의료 관련 기사와 IT 관련 기사를 분류해서 리스트업 했습니다. 그렇게 리스트업 하고 분류하다 보면 해당 분야에서 퀄리티 있는 글을 생산하는(주로 보도자료를 재가공하거나 기획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를 추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아주 정성스럽게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이메일에는 기자님의 어떤 기사의 어떤 부분이 특히 감명 깊었으며, 해당 내용이 우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솔루션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서술했습니다. 더불어, 그 기자들이 관심 가져할 만한 기획기사도 함께 작성하여 첨부파일로 함께 송부했습니다. 기자에게 콜드 메일을 보내는 방법부터 보도자료, 기획기사 작성 경험이 전무했던 저는 각종 인터넷에 ‘기획기사 작성방법’이라는 키워드로 리서치를 해가며 여러 방법들을 나의 목적에 맞게 재가공하여 작성했습니다.


의료 관련 기자들에게 보내는 기획기사는 ‘2017년 헬스케어 산업에서 집중받는 IT 기술 3가지’에 대한 꼭지로 IT 기자들에게는 ‘블록체인, 기술 가져다 줄 새로운 변화’라는 꼭지로 작성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물론, 각 기사에서 기업에 대한 소개는 거의 없었습니다. 해당 내용에 대한 예시 중 하나로 기업을 간력하게 언급하는 정도로 작성했습니다. 그래야 이 내용을 제안받는 기자도 그 기사를 회사 홍보용이 아닌 정말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사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 100여 개 정도의 메일을 작성해서 보냈습니다.

 

이중 답장을 준 기자는 5명 남짓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답장을 준 기자들에게는 두 번째 메일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정리한 자료를 함께 송부하며 잠시 시간을 내주시면 찾아뵙고 해당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자도 쉽게 설명되어 있는 자료도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기자들은 흔쾌히 만남을 승낙해줬습니다. 이렇게 만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 기업이 이 기술을 가지고 하려는 사업에 대해 설명을 하다 보니 우리 기업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기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기자분들이 정말 감사하게도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과 그 기술에 대해 대중의 눈높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로 기사를 써주셨고, 이로 인해 회사는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사업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기자님을 통해 연락을 주시는 투자사, 사업체, 그리고 다른 기자님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스토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회사에 대한 정보는 지금까지 커버된 기사에서 충분히 다뤄지고 있다면, 우리 회사에 대한 스토리를 함께 다뤄줄 또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회사의 두 대표는 창업 스토리가 남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스토리를 자세하게 서술해보는 게 좋겠다 판단했습니다.


주로, 창업 스토리 혹은 사람에 대해 다루는 기사를 찾고 이 기사를 만들어주시는 기자님들께 우리 회사만의 스토리를 서술한 소개서를 송부했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에서부터 의료인을 하다가 공동창업을 하게 된 공동대표의 흥미로운 스토리 덕분에 이 내용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기자님이 계셨고, 이에 대한 기사는 아주 자세히 멋진 사진 촬영과 함께 커버되기 사작했습니다. 덕분에 미리 개설해놨던 우리 기업의 sns 채널은 이러한 기사들을 함께 공유하는 채널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선순환을 만들었습니다.


우연히 우리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 채널을 방문한 유저들은 신뢰할 수 있는 신문사 혹은 방송의 기사를 보고 기업에 대해 관심과 신뢰를 가지게 됐습니다. 관심을 가진 이들은 이러한 소식을 접하기 위해 채널을 구독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사업자등록증을 등록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던 회사는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편에서...

이를 글로벌 대중으로 확장하게 된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서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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