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프로잡일러로 살아남기_성장 편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턱 밑까지 위협을 느낀다. 특히 스타트업은 각 부서가 긴밀하게 일을 하기에 개발 직군에 비해 비교적 비전문적이라고 보일 수 있는 비개발 직군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견을 낸다. 이는 물론 팀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오는 긴장감은 개인으로 하여금 ‘기분 좋은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이는 개인으로 하여금 성장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은 거듭되는 챌린징에 힘이 부치기도 한다.
다른 업무를 하느라 한동안 들여다보지 못했던 데이터에 대한 의견을 타부서 혹은 부서 내에서 지적하거나 문의를 할 때 단전에서부터 쪼여오는 긴장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것은 본인의 강박적인 성격일 수도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 다른 일 때문에 챙기지 못했다고 미쳐 미씽했다고 말해도 괜찮다. 하지만, 필자는 자존심 쌘 성격 때문에 참지 못한다. 그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챙기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너무 괴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때로는 수치심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어제도 다른 전쟁을 치르고 살아남았는데, 왜 오늘도 알 수 없는 불안에 허덕이는가?
위와 같은 생각에 힘이 축 빠질 수도 있고, 수명이 줄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새 관련 데이터를 열심히 뒤져보고 모르는 용어는 구글링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본인을 발견할 것이다. 그럼 내일은 이런 일이 없을 것인가?
내일은 또 내일의 새로운 시련에 허덕일 것이다.
여기서 개인의 성장 가능성은 결정된다. 이 기나긴 자존심 싸움에서 버틸 수 있고, 계속 이 수치심을 극복하기 위해 불타는 노력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본인의 성장은 결정된다. 수치심보다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내는 요인은 없다. 이러한 불씨가 그 당시에는 괴로운 감정이 되다가도 후에 보면 큰 성장 원동력이 된다.
나중에 나에게 수치심을 준 사람에게 큰 절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아무도 지적을 하지 않았더라면, 질문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내가 한 업무에 만족하며 긴장 없이 성장하지 않으며 지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심은 나를 폭발적으로 단시간 내에 성장하게 만들어줬으며, 나는 향후 업무 진행 시 똑같은 수치심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업무 완성도를 높였을 것이다.
가끔은 ‘평생을 이렇게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도 분명 그만큼 단단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의 챌린징은 어제의 챌린징을 건너뛴 또 다른 챌린징 일 것이고, 이것은 나의 또 다른 능력을 형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챌린징을 통해 쌓인 나의 각종 능력은 내 안의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실제로 이는 비교적 부서와의 경계가 없고, 업무 개방적인 환경에서 팀원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스타트업은 직무의 경계가 비교적 자율적이며, 부서 간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사람은 대게 자존심이 높으며, 자존감 또한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턱 밑까지 차오르는 불안함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이는 분명 스트레스로 작용하지만, 이를 현명하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 또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랬을 때 얻는 성취감은 자율적으로 시작한 업무보다 높을 수 있다. 회사라는 환경에서는 본인의 능력을 하루하루 증명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그렇게 성장하다 보면 마음 근육이 어느새 단단해져 마음 조임의 주기가 조금씩 길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