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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고운 Aug 04. 2024





불타는 숲에서 방향을 잃고

빙글빙글 허공을 도는 새


모두 타버려야만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너가 말한 날이 있었지

불이 쓸어 버려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고

왜 그랬어

묻기도 전에 숲은 소멸되고

하얀 재가 무덤처럼 나를 덮어주고 있었어


검은 숲,

밤안개 속

새는

타버린 날개를 안고 누워있었어

폭설이 내리고

흰눈이 쌓이고

녹고

진창이 걷히면

그때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우리 그때 작은 새를 봤던 일이 기억나니

파스텔 톤

다운된 목소리로

이쁘다

사랑 받을 새.


새를 유심히 보는 내게 너는 작고 부서지기 쉬운 그 새를 내 손에 쥐어줬지

언젠가 너는 내게 그 새와 닮은 새 한 마리를 보냈어

보내지 않았으면 짝이었을지 몰랐을 새를

난 아직도 그 새들을 서로 마주보게 둬

그러면 꼭 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주 멀리서 소리가 들려

숲이 우우-우우-

울며 나를 부르는 소리

파드득 파드득 작은 날개짓으로

다시 태어나


숲에

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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