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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쳐드배 Aug 29. 2018

카페는 아집만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다.

생존과 아집 사이

정말 오랜만에 인천을 방문했고 처음 뵙던 업사이드 커피의 인천 거래처 사장님들 얼굴을 뵐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많더라. 카페. 디벨롭핑 룸 두 대표님과도 아쉽게도 짧게 수다를 가질 수밖에 없었지만(우리 미래에 대한) 그래도 다음에 또 짬이 나겠지 하고 발길을 옮겼다.

카페에서 꼭 커피만 팔겠다는 마음을 아집으로 운영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빗대서 얘기하는 거 아니다) 이 시장에 매력을 느껴, 꼭 커피로만 승부를 보려는 고집과 아집이 굉장이 좁은 시장 조성과 역부채골의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요하면 빙수도 팔 수 있는 것이고 에이드도 팔 수 있는 것이다. 더 필요하면 샌드위치, 쿠폰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카페를 할 생각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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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한 거래처는 오랜 동창 두 분이서 합심하여 한 분인 커피, 한 분은 샌드위치를 담당하셨다. ‘수요일’이란 아보카도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와 정말 맛있었다. 그러다 필업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짭짤한 입 안이 시원하게 풀리니 정말 좋은 질적 소비를 할 수 있어서 만족하며 먹을 수 있었다. 반면, 2일 전에 다녀간 양재의 거래처는 동네 장사권이었고 학원 앞에서 기다리는 엄마들이 주 고객이었으며 그들을 위해 커피는 잠시 접어두고 눈꽃빙수를 시작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바리스타 직원과 사소한 갈등을 빗고 있다고 하셨는데, 과거 나도 만들기 싫었던 빙수가 전체의 40% 매출을 담당했던 기억이 떠 올랐다. 아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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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달랑 만들면 사람들이 와 줄 것이란 생각은 그냥 접어두는 게 좋다. 적어도 그게 아니라면 오피스 상권에 들어가서 주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는 과정부터 겪어야 할 것이다. 그러다 샌드위치가 필요하거나 에이드 등도 내가 할 수 있는 이 일에 지속성을 띠고 있다면 팔아야 된다. 나도 하루에 두 잔 이상 커피 마시기 힘든데, 과연 하루에 한 명이 마시는 커피로 얼마나 큰 이익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손님도 이제 나눠 먹고 뺏어 먹는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듣는다. 어렵지 않게가 뭐야. 그냥 매번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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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천의 거래처가 샌드위치를 커피보다 더 잘 팔고 자리 잡았음 좋겠다. 그게 소비자 한 명한테 더욱 커피를 효과적으로 판매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아직 커피만 하려는 이들은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란 한낱같은 희망을 기대하겠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보는 한국의 자영업 카페 시장은 그렇다. 정 커피만 하겠다면 작전 / 전략 잘 짜야 한다. 브루잉이나 에스프레소로만 그렇게 커피를 하고 싶다면, 카페 커피맛을 보러 다닐 게 아니라 여기서 어떤 손님층에서 어떻게 제시를 할 것인지부터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업사이드 커피는 반 년 밖에 안되는 영업 기간을 뒤로한 채, 영업 시간을 단축하고 다른 것에 단추를 맞춰보려 한다. 어짜피 환식이형의 말씀에 따라 모든 책임은 사장이 지는 거니까 용기와 패기를 가져보려 한다. 사실 내가 잘 하는 게 바를 운영하는 것이 아녔단 사실을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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