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꼭 집에서 푹 쉬어야지 하다가도 오후쯤 되면 몸이 근질거려서 미칠 지경이다. 마침 노을빛도 보고 싶었고 카페를 처음 하신 일이라 다소 운영을 어려워하시는 거래처를 방문했다. 이곳은 생각보다 노을빛이 끝내주며 건물들도 전부 낮은 곳. 한 번쯤은 카페를 꿈꾸는 이들이 부동산 목록에 꼭 체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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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면 2년 조금 안 되는 운영 짬(?)을 얻게 되는데 생각보다 1년 전보다, 2년 전보다 느끼고 배우는 것은 많다. 최근 느끼는 점들의 팩트를 먼저 서술하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상권’이란 지역경제, 즉 소비자들의 생활공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뭐 ‘안정적인 상권도 그렇다고 아예 상권’ 약간의 모순들이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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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 있는 이 거리만 봐도 없을 것 같은 직장인들이 여기저기서 퇴근을 서두르고 있다. 심지어 벌써 맛 좋고 분위기 좋은 곳은 풀방인 상가도 있다. 과연 누가 여기에 ‘상권이 좋다’고 말했던가. 분명 이 지역을 봤던 예비 창업자라면 부족한 정보 탓에 고개를 저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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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말하자면 안정적인 상권이란 없다. 그저 얼마나 다양한 소비 타깃을 잡을 수 있는가에 포커스를 가지게 될 뿐이다. (그건 그 매장의 운영 능력이며 철학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 커피는 고등학생 이하 나이대나 노인들은 안 마실 것 같지만 그저 그들이 원하는 걸 대응하지 않은 것뿐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눈높이를 맞춰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결정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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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여기도 직장인들이 많다. 아니, 커피를 마실 사람들이 많다. 현대인에게 카페인 충전이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나 커피가 가장 빠르고 편하다. 하지만 우리는 저들이 원하는 게 정확히 뭔지 모른다. 그건 우리가 그저 안정적인 ‘상권’만을 쫓게 된 이유이며 장사를 위한 어빌리티를 키우지 못한 탓일 뿐이다. 나중에 언제 한 번 월세 진짜 싼 곳에서 커피를 팔아보고 싶다. 가끔씩 찾아올 소비자를 사로잡아서 즐겁고 유쾌한 곳으로 운영해 보고 싶다. 월세가 싸니 왠지 더 즐거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날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건물은 딱 질색이다. 하늘은 좀 보여야지 사람 사는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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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