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노력
저 연차 때는 몰랐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두 좋은 치료사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임상에 나와보면 아실 거다. 교과서와 실제 만나는 케이스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학회에서 배우고, 책에서 공부한 대로 했는데 왜 생각한 만큼 좋아지지 않을까 하고.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집에 가서도 계속 그 찜찜한 마음이 나를 괴롭혔거든. 그래서 괜히 교과서 한 번 더 펴보고,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에도 내원하시면 꼭 낫게 해 드리겠다는 다짐을 하며 말이다. 난 이러한 과정이 좋은 치료사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한다.
그냥 그 상태에서 "아 몰라 난 처방대로 했어. 끝" 하면 정말 거기서 끝이다. 그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가 없다. 내가 무엇을 놓쳤는지, 다음에는 어디까지 같이 봐주면 좋을지 고민하는 게 다 공부의 일환이니까 말이다. 결국 찾아보고, 그 해답을 찾는 게 정답 아니겠는가.
만약 그게 정답이 아니더라도,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절대 실패가 아니다. 계속 찾다 보면 결국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테크닉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테니까 말이다. 그런 식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 올라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게 된다.
그리고 한 가지 길만 추구하지 말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연습도 해보시길 권장한다. 나는 OS 니까 NS 공부는 안 해도 돼 이게 아니라, 약간씩은 맛보면서 어느 정도 공부는 해두시라는 소리. 어차피 인체는 하나이기 때문에 모두 연결되기도 하고, 본인이 막히는 부분에서 획기적인 기회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건 내가 경험했기 때문에, 꼭 알려드리고 싶었다. 주로 신경성 문제로 내원하시는 분들에게 이러한 점을 응용해서 적용하면 드라마틱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케이스를 케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 잘 참고해 주시길 바란다.
결국 좋은 치료사는 끊임없이 공부하며 자신만의 성찰로 성장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닐까 한다. 어찌 보면 궁극적으로 모든 치료사가 가야 할 정도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어쩌다 좋은 결과를 냈다고 해서 자만과 오만으로 사람을 상대해서는 안된다.
환자고, 같은 동료든 마찬가지다. 진짜 꼴불견이다. 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아무도 본인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란다. 잘 아는 게 있다면 혼자 알지 말고, 알려주고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게 본인에게도 무조건 이득이다.
좋은 치료사는 결국 겸손과 노력 이 두 가지의 콜라보가 이루어졌을 때 1차적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뭔가 애매하다고 생각된다면, 늦지 않았다. 오늘 내가 치료한 환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그럼 분명 떠오르는 이슈가 있을 테니, 그 점에 대해 먼저 파헤쳐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