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알았지만 두드러기는 제자리

당장에 달라지는 건 없어

by 릴리즈맨


우선 원인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됐다.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가장 큰 원인을 알게 됐지 추가로 작은 원인들이 모여 알레르기를 유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에 원인을 알아도 치료에 필요한 약이 있는 건 아니라서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당장에 약을 쓸 수도 없어서, 가려움과 통증은 여전히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원인을 알아도 나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은 여전히 나를 천천히 침식하고 있는 중이다. 간경화 수치까지 올라간 간을 생각하고 있자니 가슴이 더 메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언제까지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단 지금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부터 하나씩 살펴봤다. 노트에 하나씩 써 내려가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생활패턴을 봤는데 심각했다. 우선 취침부터 문제였다. 업무의 특성상 새벽에도 근무를 하기에 새벽 2~3시에 취침을 한다.


그리고 다음날 8~9시에 기상을 한다. 얼핏 보면 그래도 6~7시간은 자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겠지만 뒤척이는 시간이 꽤 긴 편이다. 솔직히 말하면 깊은 잠에 빠진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가 않는다.


그리고 두 번째로 살펴본 것은 업무량. 주로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 글을 쓰는 업무를 하고 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하루 종일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더군다나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글이 나오지 않으면 하루가 정말 괴로워진다.


그런 일을 몇 년간 해오다 보니 심한 경우에는 새벽 4~5시에도 잠을 자는 일도 있다. 그리고 8~9시에 일어나서 업무 메일을 확인하다 보니, 늘 신경이 곤두서있기도 했다. 식사도 문제였다. 의도치 않게 간헐적 단식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살이 빠지기는커녕 더 찌고 있었다.


살펴보니 아침은 굶고, 점심, 저녁을 폭식을 하는데 살이 빠질 리가 있나. 덕분에 몸무게는 90KG를 넘어갔고 밤늦게 일을 하고 움직이지 않으니 자연스레 몸이 무거워지는 구조였다. 그리고 문제는 활동량이 극히 적다는 것. 운동을 하지 않는다.


핑계를 대자면 운동할 시간이 없다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움직여야 했다. 한참을 생각하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기로 했다. 집 앞에 있는 헬스장을 등록하고 당장에 힘들겠지만 하는 업무의 양을 줄여보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스트레스, 운동, 생활패턴까지 모두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일단 무너진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하나씩 포기하고 다시 몸을 회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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