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잘해주겠지라고 믿지 말자!
생애 처음 법원에 출석했다.
공유분할 청구 소송 변론일이었다.
"아직까지 보상 금액을 제출 안 하고 뭐 하는 것인가요?"
판사가 원고 측 변호사에 호통을 쳤다.
방청석에 앉은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재판에 처음 출석한 나는 이색적인 상황에 몹시 당황했다.
'원래 판사가 변호사에게 호통을 치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자초지종을 알고 보니, 변호사가 잘못하기는 했다.
올해 3월에 원고가 누수 문제로 피해 보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그런데 지금이 9월이다. 아직까지 피해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차일피일 재판을 미뤄온 것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판사는 도대체 언제까지 재판을 끌고 가려고 그러느냐? 다음 달까지는 반드시 피해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와 금액을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소송을 제기할 때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소를 제기하고 지금까지 특정 금액을 제출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변호사의 직무유기였다. 변호사를 고용한 원고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일까?
갑자기 최근에 있었던 황당한 사건이 생각났다.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슬프게도 세상을 등진 여고생 古 박주원 양의 변호를 맡고서도 세 차례나 재판에 불출석하는 바람에 패소하게 만든 권** 변호사의 말도 안 되는 사건이었다.
古 박주원 양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졌을까...
이번 생애 처음 재판 출석으로 확실하게 배운 한 가지가 있다.
변호사를 고용하면 절대로 변호사가 '내 일처럼 잘해주겠지'라는 순진무구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장안의 화제가 된 책 <<세이노의 가르침>>를 쓴 작가 세이노도 '절대로 변호사를 믿지 마라' 고 강조했지 않는가.
변호사에 일을 맡겼으면 직접 법정 일정에 대해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
그리고 재판일에도 반드시 함께 참석하여 증거를 잘 제출하고 있는지? 어떤 논리로 재판을 이어나갈지? 승소를 위한 법률적 근거는 무엇인지?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한다.
순진하게 변호사를 믿고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큰코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