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아, 우리 집에 온 걸 온 맘 다해 환영해!
크림이가 우리 집에 온 뒤로,
전혀 예상 밖의 일들이 자주 일어났다.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고양이'에 대한 특성들을 모조리 깨버리는 우리 크림군.
나는 원래 길고양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했기에, 또 길고양이들과 안면을 트고(?) 친해져 자주 놀아줘 봤기에 크림이도 길고양이들처럼 - 뭐 그럴 줄 알았다. ㅋㅋ
막상 크림이와 함께해 보니,
를 뼈저리게 느꼈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그래도 고양이 = 고양이인 줄 알았던 거다.)
크림이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가장 놀랐던 점은 고양이가 사람한테 다가오는 방식이었다.
보통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봐왔던 길냥이들도, 츄르나 - 여러 간식들을 들고 다가가야 쭈뼛쭈뼛 천천히 시간을 두고 다가왔었다.)
크림이는 그 반대였다. 내가 다가가면 처음엔 피하는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내 옆에 오고는 내가 일어날 때마다 뒤를 따라다니고, 심지어 나만 보면 기분 좋아하는 표정까지 지으면서 다가왔다.
와-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바로 내가 상상한 ‘고양이’랑 너무 다른 모습이라서 한동안은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귀엽기만 했다.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는 고양이, 그것도 내가 처음 봤다.
하지만, 고양이만의 특성, 그 특유의 도도한 면도 여전히 있었다.
고양이가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자기만의 시간을 굉장히 중요시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내가 곁에 있든 없든, 언제나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앉아있거나 혼자서 창문 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 아, 고양이는 이렇게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성격이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집 베란다 앞에 돌계단이 크림이 전용 냥플릭스 1 열이다.)
그리고 크림이의 그런 모습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자기 방식대로 소통하는 고양이의 태도에 무언가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예상 밖이었던 점은,
'고양이는 원래 야행성 아니었나..?'이다. 고양이 썰이나 영상들을 보면, 집사들이 잠을 잘 때 이리저리 시끄럽게 활동한다고 했다.
근데 우리 크림이는 신기하게 내가 잠을 잘 때 딱 옆에 붙어서 아침까지 풀 수면에 빠진다.
아-주 종종 새벽에 뛰어놀긴 하지만, 한 달에 두 번 꼴.
이 고양이가 집사들의 수면 패턴, 생활 패턴에 맞춰주는 건가? 싶기도 했다.
(크림 시리즈는 쭈욱 돌아옵니다 -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