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

자작시

by 신은정


가을날 잔디밭을 정리하며 문득 생각했다. 손길이 닿으면 금세 단정해지는 잔디밭과 달리, 마음밭은 왜 이리 더딘지. 뽑아도 뽑아도 돋아나는 잡초처럼, 내 안의 어둠도 그렇게 뿌리 깊다.

그래도 괜찮다. 그늘도 내 마음의 일부이니.


마음밭 ㅡ신은정


잔디 사이로 작은 풀들이 돋아난다.

손길이 닿으면

고요히 제자리를 내어준다.


햇살 속 잔디밭은

금세 반짝이며 단정해지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 한 포기에도

눈길이 머문다.

하지만 마음밭은

여전히 잡초가 무성하다.


누군가 바라보면

맑고 고운 빛을 담고 싶어

손을 뻗어 잡초를 뽑지만

깊은 뿌리는

쉽사리 끊어지지 않는다.


잔디밭은 오늘도

빛 아래 반짝이며 정돈되지만

내 마음밭은

그늘 속 어둠을 품은 채

조용히 제자리를 지킨다.

25년 10월 어느날



마음밭


잔디 사이
작은 풀이 돋는다
손길이 닿으면
고요히 제자리를 내어준다
햇살 속 잔디밭
금세 반짝이며 단정해진다


마음밭은
잡초가 무성하다
손을 뻗어 뽑아도
깊은 뿌리
끊어지지 않는다


잔디밭은
빛 아래 반짝이고
마음밭은
그늘을 품은 채
그대로 있다

26년 2월에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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