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쓰는 시간, 행복을 나누는 시간

by 신은정

오늘 아침, 후배 S에게 편지를 썼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편지라기보다는 마음을 쏟아낸 것에 가깝다.

S가 보내온 뉴스 기사 하나를 보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이 물밀듯 쏟아져 나왔다. 수원시평생학습관 강단에 선 그 아이의 모습을 보는 순간, 지난 몇 년간 함께 나눴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끝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누군가를 응원하는 일.

누군가의 작은 성취를 내 일처럼 기뻐하는 일.

함께 나이 들어가며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일.

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S는 나보다 다섯 살 어리다.

하지만 나이 차이가 무슨 상관이랴.

우리는 서로에게 친구이기도 하고, 때론 든든한 언니이기도 하고,때론 선생님이기도하다.

그 아이가 AI 활용법을 가르쳐줄 때, 나는 한없이 어린 학생이 된다.

PPT 만드는 법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는 그 아이 덕분에 나도 조금씩 새로운 세계를 배워간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에게 응원을 건넨다.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더 나아갈 거야."

편지를 쓰는 동안 행복했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을 글로 옮기는 일이 이렇게 기쁜 일인 줄 몰랐다.

평소 수다를 떨 때는 그냥 지나쳤을 말들이 글로 정리되면서 더 선명해졌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그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또렷해졌다.

'너는 충분히 빛날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이 한 줄을 쓰면서 울컥했다.

그 아이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하는 말 같았다.

60대에 브런치 작가가 된 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두렵지 않은 나.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들과 응원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나.

우리는 모두 충분히 빛날 자격이 있다.


이 글을 브런치에 올릴까 말까 잠시 고민했다.


너무 사적인 내용이 아닐까, 누가 관심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곧 마음을 바꿨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나처럼 후배를, 친구를, 동료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

함께 나이 들어가며 서로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 그런 이들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지를 쓰는 시간은 행복을 나누는 시간이다.

받는 사람도 행복하고, 쓰는 사람도 행복하다.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함께 나이 들어가는 이들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서.

그게 60에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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