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날

일상의 결 (사는 이야기)

by 신은정


고즈넉하고 웅장한 외곽에 자리한, 성처럼 생긴 소노펠리체 골프장 리조트.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외국의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곳, 소노펠리체 비발디 레지던스는 처음 와보는 곳이다.

개인이 분양받은 곳이라 가족이나 지인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인 듯하다.


오늘은 침대가 두 개 놓인 방에서 혼자 잤다.

어제 내가 조금 피곤해 보였는지, 동생 사랑이 지극한 언니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몸을 좀 담가봐” 하더니 언니가 담구려고 물받아둔곳을 양보해주었다.

샤워를 마치고나온 후라

조금 덜 미안할것같아 호의를 받아들여 몸을 담궜더니 한결편하다.

잠자리도정아에게로 간 듯하다.


아침 일찍 눈을 떠보니 언니가 없다.

컴퓨터를 켜 이것저것 해보다가,

불빛이 어둡고 마우스도 챙겨오지 않아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제는 숙소 주변을 둘러보려고 아침 산책을 나갔다.

하지만 뻔한 길이라 산책의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방 커튼을 활짝 열고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눈앞에 펼쳐지는 소노 골프장.

이게 몇 번째 홀이었을까?

기억을 더듬어봐도 생각나지 않는다.

이곳 골프장은 여러 번 왔었지만,

기억력이 희미한 나는 결국 AI에게 묻는다.

“소노펠리체 비발디 레지던스 H동에서 바라보이는 골프장은 몇 홀인가요?”

AI는 “정확히 알 수 없으니 프런트에 문의하라”고 답한다.


쉼이 있는 곳, 비발디에서의 추억이 문득 떠오른다.


조용히 명상에 잠겨본다.

해가 떠오를 듯 산등성이가 붉게 물들고,

골프장 라이트는 여전히 훤히 밝혀져 있다.

눈을 조금 돌리면, 외국에 온 듯한 리조트 전경이 펼쳐지고

그 위로 붉게 타오르는 해가 떠오른다.


이 순간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자연의 황홀함 앞에서 누구나 경건해진다.


문득,

“자연은 사람 마음의 악한 부분을 조금씩 옅어지게 한다”

는 말을 떠올린다.

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용서하지 못한 마음의 일부도

이 아침 햇살에 조금은 옅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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