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서 품은 희망

by 신은정



매년 연말이면 명동성당을 찾는다.

올해로 벌써 여섯 해째다.

조금 일찍 도착해 늘 켜던 촛불을 밝혔다.

언니는 파란촛불 난 노란촛불을 ...

따뜻하게 데워진 의자에 앉아 성모마리아상을 한참 바라본다.

그 시간만큼은 마음이 자연스레 가라앉는다.

“올해는 사람들이 좀 적은 것 같아.”

언니의 말이 무색할 만큼,

잠시 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기도가 시작되자 언니는 손수건을 꺼냈다.

눈물이 흐르는 모양이었다.

나 역시 이상한 경험을 했다.

수십 년 기도를 해온 권사님처럼 기도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한 번도 이렇게 술술 기도가 나온 적은 없었다.

성당을 나서며 언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에 혼났다고 했고, 나는 기도가 멈추지 않았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는 늘 그렇듯 성당 아래 전시 공간으로 향했다.

젊은 신인 작가들의 작품 옆에는 고민이 담긴 편지와

그에 답한 누군가의 글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글을 읽으며 예술하는 이들의 고뇌를 잠시 엿본 기분이 들었다.

명동 길거리 음식을 구경하며 무엇이라도 하나 맛보려했지만 그냥 지나쳤다

길거리음식도 세월따라 점점변화됨을 매년 느낀게된다.

많이 고급스러워졌다.

전복이랑 갑오징어를 함께맛보려면 3만원을 지불해야한다.

길거리음식치고는 꽤나 고급지다는 생각을 하며 청계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반짝이는 대형 케이크,

‘잉어를 찾아라’라는 포스터 불빛,

불을 뿜으며 꼬리를 자랑하는 공작새,

공작새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영상을 찍고 있었다.

빛축제 올해는 유난히 화려하다.

전통 혼례, 어사화, 여행하는 물고기 떼,에펠탑과 자유의 여신상까지.

여러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 사이에서 ‘신비의 물결’이라는 미디어 아트 앞에 나는 한동안 발길을 멈췄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언니와 매년 함께 찾는 명동성당.

이곳은 나에게 늘 의미 있는 장소다.

2026년은 말띠해다.

내년 환갑을 맞는,

말띠인 나의 해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더 조심스럽게

새로운 희망을 품어본다.

희망을 품고, 계획해보는 2026년.

내가 세운 작은 결심들이

차분히 이루어지길 기도해본다.

마지막까지 붙잡을 수 있는

희망 하나면 충분하다는

오늘 아침메세지

작가의 말처럼,

오늘 나는 조용히 희망을 품으며 하루를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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