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딱 칼럼 기자 가입서를 적으며

by 신은정

제주에서 만난 몬딱이라는 공간.

처음엔 초대받아 가볍게 들어갔던 곳이었다.

그곳 회원들은 한 달 살기로 시작해 1년이 되고, 아예 노년의 터전을 서귀포에 잡은 이들도 있고,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두 개의 삶을 사는 이들도 있었다.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이유로 제주와 관계 맺는 사람들.

그들은 자주 전시를 열었다.

한번은 누군가의 그림 전시가 있었다.

한 회원이 말했다.

"방어를 지게에 메고 다니는 삶의 모습만 보다가 그림을 만나니 너무 새롭고 멋지네요."

그 말이 기억에 남았다.


일상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공간.

몬딱은 그런 곳이었다.

나는 그저 그들의 활동을 들여다보는 구경꾼 같은 마음이었다.

그들을 보면서 가끔 나도 제주를 왔다 갔다 하며 살아볼까 하는 막연한 꿈을 꾸곤 했다.


『매일의 취향』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나오게 되었다.

예약판매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몬딱 대표님께 카톡으로 보냈다.

제주에서 『매일의 취향』을 퇴고하던 중 만났던 분이었다.

"제 책이 나왔어요."

"축하한다"는 답이 왔다.

며칠 후, 예상치 못한 카톡 하나.

"몬딱 칼럼 기자로 글을 연재해볼 생각 있으세요?"

망설임 없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기자들의 방에 초대되었다.

가입서를 적고, 프로필 사진을 고르는데 묘한 기분이 밀려왔다.


60세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도 그랬다.

낯설지만 설레는 이 감각.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또 조금씩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들.

어머니, 아내, 회복 중인 환자.

그러다 작가, 그리고 이제 몬딱문화예술신문 기자.

가입서 양식 속 빈칸을 채우면서 생각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단순히 이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내가 품어온 말들이 닿을 곳을 하나 더 얻는 것이다.


제주를 오가는 사람들처럼, 나도 어쩌면 두 개의 삶을 살게 될지 모른다.

브런치에선 나의 이야기를,

몬딱에선 제주와 사람, 그리고 삶의 온도를.

프로필 사진을 고르다가 웃음이 났다.

60년을 살아온 얼굴이 이렇게 새로운 명함 속으로 들어가는 게 신기했다.

"좋다"고 했던 그 한마디가 또 한 번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다.

시작은 언제나 작은 초대 한 통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리고 그 초대를 받아들이는 용기가 인생의 다음 장을 여는 열쇠라는 걸.

몬딱 칼럼 기자, 신은정.

이 이름으로 어떤 이야기를 쓰게 될까.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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