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보는 순간,
에세이가 주 J 작가님 수업이 떠올랐다.
작가님이 유독 좋아한다고 했던 그림. 그때는 왜 이 그림을 좋아하시는지 잘 몰랐는데, 지금은 조금 알 것 같다.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
한 여인이 조용히 우유를 따르고 있다. 그게 전부다.
거창한 드라마도, 극적인 사건도 없다.
그런데 이 평범한 순간이 왜 이리 아름다운 걸까.
왼쪽 창으로 빛이 스며든다.
그 빛이 흰 벽을 타고 흐르면서 방 전체를 따뜻하게 감싼다.
여인의 파란 앞치마와 노란 상의가 선명하다.
식탁 위 빵의 투박한 질감,
조심스럽게 흐르는 우유 줄기.
정지된 화면인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페르메이르는 거대한 역사화나 신화를 그리지 않았다.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은 집 거실에 걸 수 있는 작은 그림을 원했고, 페르메이르는 그 작은 캔버스 안에 이웃들의 일상을 담았다.
우유 따르는 여인, 편지 읽는 여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예전에 북클럽에서 <삶은 예술로 빛난다>라는 책을 함께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서도 작은 일상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보았듯이, 이 그림을 그린 페르메이르도 자신의 삶을 예술로 승화했다.
우리 브런치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삶 속에서 이야기거리를 찾고 글을 써 내려간다.
J 작가님이 이 그림을 좋아한 이유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평범한 일상도 작가의 시선이 닿고 손이 닿으면 예술이 된다는 것.
화가는 말한다. 거창한 기적이 아니더라도, 우리 곁에 머무는 빛과 그림자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고.
삶이 예술이 되는 그 순간을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지고싶다.
페르메이르가 우유 따르는 여인에게 빛을 비춘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평범한 오늘에 시선을 머물러보자. 그 순간, 삶은 예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