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다시 피어난 노란 응원의 무게

by 신은정


판교역 2번 출구.

멀리서 걸어오는 두 딸의 손에 환한 노란 꽃다발이 보인다.

"엄마, 축하해!"


브런치 작가가 된 것과 첫 책 출간을 축하한다며 건네는 꽃이다.


내가 노란 꽃을 좋아한다는 걸 기억하고 골랐다는 말에,

꽃향기보다 그 마음이 먼저 내 품에 안긴다.


생일 때마다 찾던 메이커어케이크 판교점.

단골 케이크점에서 사 온 초콜릿 음료를 내미는 아이들.

"엄마는 달아서 안 좋아할 것 같은데, 그래도 한 번 맛봐."

가격을 보고 나도 모르게 "이런 게 제일 아깝다"며 타박 섞인 농담을 던진다. 꼰대처럼...


늘 혼자 장을 보고, 혼자 준비하던 명절이 나의 일상이었다.

오늘은 다르다.

남편은 짐을 나르느라 분주하고,

딸들은 내 곁을 따라다니며 내가 사는 이것저것을 챙기며 아빠에게 건네주기 바쁘다.

평범한 장보기가 이토록 소중하고 흐뭇한 시간이었나 새삼 느껴진 오후였다.


큰딸이 좋아하는 차돌박이를 한우로 넉넉히 사고,

과일도 맛난것으로 골랐다..

조금 늦게 장본탓에 사고자 했던 간장게장이 똑 떨어졌다.

양념게장을 한 팩더 골라 담고 손이 많이 가는 전은 사서 준비했다,

육전이랑 여러가지 맛나보이늗 전으로 큰딸이랑 골라담았다.


큰집이라 제사를 모셨던 나는 손님을 치루는게 익숙했다.

어머님 돌아가시고는 명절은 각자보내기로 했다.

제사때만 시골에서 가족들이 뭉친다.시댁 가족들은 뭉치면 즐겁다.


이번명절에는 동서네랑 시누네랑 뭉치기로했다.

우리집에서...

우리식구들 그릇만 남기고 모두 정리를 한탓에 시 숟가락숫자와 밥그릇 국그릇이 부족하다. 숟가락젓가락을 다이소에서 사기로하고 식사를 먼저하기로했다.

메뉴는 팔당 칼국수

미나리와 버섯이들어가구 소고기샤브샤브처럼 고기를 담구어서 먼저 먹고 칼국수를 끓여먹는 우리가족이 좋아하는 메뉴다.

멀리사는 큰딸이 먹어봤는지?안먹어봤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대기 번호표를 뽑아 기다린다.

앞에 일곱 팀이나 있었지만, 기다림마저 즐겁다. 양이 많다면서도 볶음밥까지 뚝딱 해치운다.

먹었다한표에 딸은 기억을 조작하지말라며

자기기억도 가물가물하다며 대답을 회피한다.


집에 돌아와 장본 것들을 정리하던중 거실 벽쪽을 보니 어느새 근사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순간, 말이 나오지 않는다.

"우와"

연신 감탄사만 날린다.

거실쪽에 다는걸 보고는 신랑이 식탁을 옮기고 싶어한다.

딸들은 아빠가 엄청진심이다며 아빠 의견도 존중해준다.

결국은 프랜카드를 식탁쪽으로 옮기는것으로 합의를 본듯하다.


어쩌면 나도 이런 축하를 한 번쯤은 받아보고 싶었다.

노란 꽃, 케이크, 그리고 우리 집 벽에 걸린 축하의 문구들.

이 풍경이 꿈만 같다.


그리고 남편이 읽어 내려간 편지 한 통.

일주일을 꼬박 고민하며 썼다는 그 글 속에는 부끄러울 만큼의 칭찬이 가득하다.

"이거 정말 진심이야?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장난스레 물어본다.

감사하다.

38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예뿌게 다시 그려지는순간이다.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 소리와 하얀필름위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사진들...

사진을 기다리는 시간이 이토록 행복했었나?

지금 이순간 난 너무 행복하다.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들이 기록되는 순간.


딸들과 남편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도

핸드폰으로 동영상도 다시보면 미소짓게 할 추억하나를 더한다.


브런치작가가되고

책출간하고 받는 가족들의 응원은 귀한시간으로 내마음 깊이 남겨본다.

다시꺼내보는 동영상에 흐뭇한 미소가 묻어나나

보다.

딸들이 엄마가 좋은가본다며 둘이 속닥인다.


잊지 못할 오늘 하루를

추억의 책장 속에 고이 고이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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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가족 #60세작가 #브런치작가 #일상의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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