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웃음이 난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대단한 이야기를 쓰려는 건 아니다.
그저 하루를 살며 마음에 걸린 것들을 붙잡아두고 싶어서다.
오늘 붙잡은 건 웃음이다.
아침 식사 자리에서 딸이 말했다.
아빠가 엉뚱한 말을 해서 “엥?” 했던 적이 있다고.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일은 늘 있으니까.
엄마는 그냥 알아듣는다고.
이야기는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서현철·정재은 부부 이야기로 흘렀다.
부인이 엉뚱한 단어를 말해도 남편이 척척 알아듣는다던가.
우리 집은 그 반대다.
엉뚱한 말을 하는 쪽은 내가 아니라 남편이다.
밥상을 치우고
나는 카펫을 밀고,
남편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별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
그때 남편이 돌아보며 말했다.
“생각났어. 비트야.
엄마가 버린 비트를 보고 생각났어.”
딸이 무릎을 쳤다.
비트가 달고 맛있다는 말을 하려다가,
아빠가
“비트코인이 달고 맛있다”
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자리에서 웃음이 터졌다.
말라서 버려진 비트 몇 조각을 보고 어제의 잃어버린 이야기를 생각하게하다니...
비트가 비트코인이 된 이야기.
설거지를 하며 그 생각을 하고 있었을 남편이 떠올라
더 웃음이 났다.
오랜만에 마음 깊은 곳에서
저절로 웃음이 올라왔다.
“나 우울할 때
이 생각 하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딸에게 그렇게 말하며 또 웃었다.
살다 보면
말이 엇갈리는 날이 많다.
나도 엉뚱한 단어가 입밖에 나올때가있다.
이작은 실수가 이렇게 웃음을 줄수있다니.
그래도 가끔은
엉뚱한 말 한마디로 함께 웃을수 있다면 이것또한 행복이다.
완벽하게 언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괜찮다.
멋진단어를 사용하지않아도 괜찮다.
같이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우리 집 비트는
비트코인이 되지 못하지만
아침의 이찐 웃음은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아
내게 웃음을 건네 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