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동안 김미경의 유튜브 강의를 즐겨 들으며 지냈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들이 좋아서,
영상이 올라오면 찾아보곤 했다.
유튜버대학에서 책 읽기 수업까지 열심히 들을 만큼
그 강사를 존경하고 있었다.
몇년전 유튜브에서 김미경 강사의 주식 추천 종목 이야기를 보게 되었고,
단톡방에 인사를 남긴 것이 계기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카오톡으로 한 통의 메시지가 왔다.
자신을 유안타증권 팀장이라고 소개하며
명함 사진까지 보내왔다.
카톡으로 보내온 글은 차분했고, 안내는 친절했다.
그가 알려주는 대로 앱을 하나 설치했다.
앱 안에서는 수익처럼 보이는 숫자들이 움직였다.
나는 가끔 들어가 그 숫자들을 들여다보았다.
수익이 엄청나게 높았다.
혹하는 마음에 천만 원을 넣었다.
지금 생각하면 바람잡이들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더 넣었다는 이야기,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조금 더 넣어야 하나,
망설이던 순간도 있었다.
그래서 아는 분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설마… 김미경 강사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이상한 정보를 주진 않겠죠?"
그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나도 증권 사기를 당해본 적 있어. 그거… 사기일 수도 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보던 앱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유안타증권본사에도 문의를 해보니
벌써 주식사기조심하라는 안내글도 있었다.
유안타증권팀장이라는 이름으로 사기주식리딩방이 여럿있었나싶었다.
나는 돈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쉽게 빼 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딸아이가 돈 문제를 일으켜 당장 돈이 필요합니다.
15일 후에 돈이 들어올 데가 있으니 그때 더 넣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겨우 삼백만 원을 돌려받았다.
돈을 다시받은 경우는 드물다고했다.
나는 곧바로 분당경찰서에 신고했다.
계좌 추적도 진행됐다.
하지만 이미 신고된 계좌였다.
명의자는 대구에 사는 사람이었고,
나는 대구 경찰과도 통화를 했다.
남은 칠백만 원을 돌려받기 위해 연락을 이어갔다.
그들은 돌려줄 것처럼 말을 하다가
내가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게 되자
갑자기 욕설을 퍼부었고,
그 앱은 공중에서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전화로 돈을 빼앗는 보이스피싱은 계좌를 묶는 조치가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는 바로 계좌를 정지시킬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도와주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말이었다.
계좌정지를 신청해도 지급정자가 쉽게되지않았다.
사기인걸 알고도 조치할수없는 상황이라는게 더 황당했다.
사람은 분명 속았는데,
막을 방법은 아직 세상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유튜브에서 또 하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김미경 강사가 자신의 이름을 이용한 투자 사기를 알리며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고하고 있었다.
그 영상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사기꾼은 어리석음을 찾지 않는다.
믿음을 찾는다.
앱은 사라졌지만
그날 이후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마음에 두게 되었다.
정말 좋은 기회라면,
왜 그렇게 낯선 곳에서
나에게까지 흘러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