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하나가 불러온 대화

by 신은정

친한 언니의 딸이 수채화로 코끼리를 그려 판다고 했다.

귀가 넓게 퍼진 모습이 참 부드럽고 사랑스러웠다. 교회 권사님인 언니는 어쩐지 못마땅한 눈치였다.

"코끼리는 불교 상징 아니야?"

나는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코끼리가 꼭 종교의 상징일까. "언니, 내가 한번 알아볼게."

검색해 보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코끼리는 오래전부터 행운과 재물을 불러오는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몸집이 크고 든든해서 가게나 집 현관에 코끼리 장식을 두기도 한단다.

기억력이 좋고 지혜로운 동물이라 현명함과 깊은 생각을 상징하기도 하고, 무리를 지어 서로 돌보며 살아가는 습성 때문에 가족의 화목과 보호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했다.


풍수에서는 코를 위로 든 코끼리는 복을 부르고, 코를 아래로 내린 코끼리는 안정과 평온을 뜻한다고도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언니에게 전해주었다.

"봐요 언니, 불교라기보다 좋은 의미가 더 많대요." 언니는 잠깐 웃으며 코끼리 그림을 다시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면 그림 하나에도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담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종교가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행운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냥 예쁜 그림이 된다.


아마 상징이라는 것은 그림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쁜 코끼리 그림이 조금씩 알려져서, 더 좋은 그림들을 그려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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