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연히 홍진경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의 꿈은 원래 유학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가정 형편 때문에 그 꿈을 접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모델 대회였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 시간을 이렇게 말했다.
"제가 가는 길이 가시밭길인 줄 알았어요.
그 길을 걷다 보니까 가끔씩 시원한 바람도 불고
맛있는 샘물도 있고
재밌는 놀이터도 나오고
좋은 사람들, 좋은 친구들도 만났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어요.
내가 꼭 가려 했던 길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인생은
멋진 곳을 선물해 주는 곳이구나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잠시 조용해졌다.
인생은 내가 그려 놓은 지도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생각지도 못한 길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풍경 앞에 멈춰 서기도 한다.
가시밭길이라고 여겼던 그 길 위에도
바람은 불고, 샘물은 흐르고,
가끔은 웃을 일도 생긴다.
그날 이후 나는 홍진경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되었다.
김치 공장을 일으키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자신의 일을 끝까지 해내는 사람.
멋진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생을 깊이 살아본 사람이 조용히 건네는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득, 내가 걸어온 길도 떠올랐다.
처음엔 가시밭길 같았던 그 시간들 속에도
작은 바람과 샘물 같은 순간들이 분명 있었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여기까지 온 것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