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5분에세이

by 신은정



처음에는 그저 아이들이 엄마를 기억할 수 있는 기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교통사고로 두 달 반 동안 병원에 입원해 지내던 때가 있었다. 몸은 멈춰 있었지만, 생각은 자주 먼 곳까지 달아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만약 내가 아무 준비 없이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면, 우리 아이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나를 기록해두고 싶어졌다.

대단한 영웅담이 아니라,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아이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블로그를 배웠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근사한 원고를 내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살아온 시간의 결을 글로 남겨두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어느덧 나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해 주었다. 열 명의 공저 작가와 함께 쓴 『취향대로 삽니다』가 곧 세상을 만난다. 하지만 이 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나에게 더 큰 세상을 향한 마중물이 되어주었다.

어느 날, 화면 너머 줌(Zoom)에서 에세이 수업을 듣던 중이었다.

“저는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한 작가님의 그 한마디가 유난히 멋져 보였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피어올랐지만, 한편으론 겁이 났다. 괜한 도전이 아닐까 싶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2026년 1월 13일.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음을 축하드립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회갑을 맞이한 내 생애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돌아보면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록으로 시작한 행위는 이제 나를 움직이는 용기가 되었고, 조심스럽던 마음은 조용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잘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마음의 방향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이 글들이 훗날 아이들에게 엄마를 추억하는 기록이 되어, 말보다 먼저 깊은 마음으로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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