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계획표만 봐도 아프리카가 보인다
여행을 떠나기 전,
한 장의 여행 계획표를 받았다.
종이 한 장에
며칠 동안의 일정이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5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의 일정이다.
두바이 공항 폐쇄로 갈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그때쯤이면 전쟁도 끝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첫날은 Mwanza에서 출발해
Serengeti National Park로 들어간다.
다음 날에는
끝없이 펼쳐진 세렝게티 초원을 달리고,
셋째 날에는
거대한 분화구가 있는
Ngorongoro Crater로 이동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Arusha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 일정표를 들여다보니
아프리카라는 곳을
살짝 들여다보는 기분이 든다.
여행이라는 단어로
이렇게 가슴이 뛰어본 적이 있었던가.
덕분에 이런 설렘도 느껴보게 된다.
여행사에서 보내준 일정표와
지인의 도움으로 받은 일정표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꼼꼼하게 정리해 보내주셨다.
그 일정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이제서야 여행의 모습이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한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곳이
이 작은 일정표 한 장 덕분에
조금은 보이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것만으로도 참 신기한 일이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마음은 벌써
세렝게티의 바람을 상상하고 있다.
아프리카를 간다니
남편은 살짝 걱정을 한다.
수술 후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고
차 안에서 오래 머물러야 하는 일정이
마음에 걸리나 보다.
수술한 지 1년이 지나
지금은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여행 후 몸이 지칠까 봐
조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여행은
떠날 때보다
떠나기 전이 더 좋다는
사람들의 말이
아마도
이런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