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장이 내게 건네준 고요

by 신은정


가주작가님이 롱블랙에 글을 올렸다.

6급 공무원 김남국이 도쿄와 파리에서 열린 사진전에서 국제상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그 순간을

인생의 박하사탕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짧지만 선명하게,

오래도록 남는 어떤 순간.

그 글 안에는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스님이 두 손을 모으고

꽃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

빗줄기 하나가 조용히 떨어지고 있는 사진 한 장.

나는 그 사진 앞에 한참 머물렀다.

정말 좋다… 이 장면은 그냥 “고요” 그 자체다.

나무 기둥에 기대 앉은 스님의 자세,

두 손을 모은 채 밖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 앞에 조용히 피어 있는 분홍 꽃들.

무언가를 애써 얻으려는 순간이 아니라,

이미 충분하다는 걸 받아들이는 순간처럼 보인다.

특히 빗물이 한 줄기 떨어지는 저 장면이 참 좋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걸 알려주면서도

이곳은 그 시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공간같다.

이 그림은 말없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그 말을 붙잡고 있다가

문득 생각한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까.

박하사탕처럼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장면들.

어쩌면 나는

그 순간을 찾으려 애써왔던 게 아니라,

이미 지나온 장면들을

그저 지나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사진 속 스님처럼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그저 바라볼 수 있었다면,

내 마음의 고요가 행복이다.

그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한 장의 장면 앞에서

조용히 멈춰 설 때

비로소 내 안에 찾아오기도 한다.

작가의 이전글타투를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