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름을 외우고 싶어진 날”

by 신은정


대한민국을 빛내는 BTS. 그들을 보려고 비행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을 들이고, 비용을 들이고, 마음을 모아 단 한 번의 공연을 보기 위해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


나는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그들을 잘 알지 못했다. 유명하다는 이유로 한 번쯤 들어보려 했지만, 마음이 먼저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저 ‘유명한 그룹’이라는 말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문득 그 마음이 궁금해졌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마음.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한 사람의 노래를 듣기 위해 모여드는 이유.

나는 아직 그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이름을 외우는 일.

처음에는 그저 기억해 두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라이브로 중계되는 공연을 지켜보았다. 그날따라 팀을 이끄는 리더 RM은 다리를 다쳐 무대 위를 마음껏 뛰지 못했다. 동료들이 땀 흘리며 춤추는 곁에서, 미안함과 책임감을 담아 자리를 지키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이 화면 너머의 내게 유독 깊게 다가왔다.


​그렇게 한 명씩 찾아보았다.

제일 나이가 많은 Jin,

부상 중에도 묵직하게 중심을 잡던 RM,

그리고 막내 Jungkook.

그렇게 자리를 붙여가며 이름을 하나씩 외우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이름을 외우고 나니 그 사이에 있는 사람들도 궁금해졌다.

조용히 음악을 만드는 Suga,

늘 밝은 에너지의 J-Hope,

섬세한 감정으로 무대를 채우는 Jimin,

그리고 분위기로 기억에 남는 V.


이름을 하나씩 붙여가다 보니 이제 그들은 더 이상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


​그때 ‘아미(ARMY)’라는 이름도궁금ㅅ내졌다.


처음에는 그저 팬클럽의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었다.

멀리서도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순간에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들.

서로 알지 못해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마음으로 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름을 외운다는 것은 그 사람을 아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조금씩 이해해 가는 일이었다.


나는 아직 비행기를 타고 떠날 만큼의 마음은 아니지만, 아미라는 이름을 이해하게 된 지금, 그 마음의 근처에는 조용히 서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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