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수업 시간에 강사님 부인이 함께 오셨다.
식사 시간, 누군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참여하기 전에 총무님이나 우리에게 와도 되냐고 여쭤보는 게 옳지 않냐고. 또 어떤 분은 말했다. 박물관장으로 오래 계시고 객원교수로도 계셨던 분을 모니터하러 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어떤 분은 나직이 덧붙였다. 나이가 들어도 남편이 어떤 자리에 있든 못 미더워하는 게 부인인가 보다, 라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 삼십 년의 노하우로 이끌어가는 강의. 마음껏 펼칠 수 있게 안 오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다.
그 말들이 오가는 사이, 나는 오래전 일을 떠올렸다.
부부와 함께 영어를 시작한 지 일 년쯤 지났을 때, 유치원에 취업을 했다. 세금도 많이 나오고 남편이 일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 내가 일하면 의료보험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법이 바뀐 줄 모르고 시작한 일이었다. 한 달 일하고 월급 명세서를 받고 나서야 알았다.
원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후임자를 구하고, 조용히 그만뒀다. 다시 영어를 등록할까 생각했다. 그때 영어 회원 중에 이런 말을 전해 들었다. 폴이 앤이 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말도 잘하고 활기차다고.
고민이 됐다. 친한 소영 언니에게 의논했더니 한마디를 했다.
가지 말고, 혼자 할 수 있게 시간을 줘.
그 말을 듣고 등록하지 않았다.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 그곳 회원들과 산에도 다니고, 스크린 골프도 하고, 가끔 필드도 나간다. 소영 언니의 그 한마디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 시간들도 없었을 것이다.
박연회 언니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부인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일이라서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하다.
다음 수업 시간, 강사님의 부인은 어떤 선택을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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