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ienne Rich 나의소망과 요구를 떠올리게

by 신은정

어떤 문장을 만났다.

"어떤 문장이 좋은 이유는 나를 표현해 주어서가 아니라, 나의 소망과 요구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 Adrienne Rich


처음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 같았다.


문장이 말하려던 것은 아마 '욕구'였을 것이다. 내 안의 바람, 필요, 갈망 같은 것들.


그런데 생각할수록, 내가 어떤 문장에서 발견하는 것은 정확한 의미가 아니라 그때의 나와 닮아 있는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떤 문장은 나를 설명해 주지 않는데도 오래 남는다. 그 문장이 내 안에 있던 무언가를 조용히 데리고 나오기 때문에.


나는 그 문장의 원문이 궁금해졌다. 조금 더 알고 싶어서, 그녀의 글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Adrienne Rich. 1929년에 태어나 2012년에 생을 마친 미국의 시인. 세상이 크게 흔들리던 시대를 살면서, 그 흔들림을 피하지 않고 글로 받아낸 사람이었다.


그녀는 시를 이렇게 말했다.


"Poems are like dreams: in them you put what you don't know you know."


시는 꿈과 같다.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을 거기에 담는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처음에 만났던 그 문장이 왜 좋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 문장은 나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 대신 내가 모르고 있던 나를 잠시 떠올리게 했다.


좋은 문장은 이해되는 문장이 아니라, 나를 잠시 멈추게 하는 문장이다. 그리고 그 멈춤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조금 알게 된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내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다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오늘도 문장 앞에 선다. 배우는 사람처럼, 처음 읽는 것처럼





#매일의취향

#에바부인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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