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결(사는 이야기)
시민정보화교육에 등록하려면 비밀번호를 미리 찾아두어야 한다. 어제 미리 바꿔두었다. 처음 혼자 등록하는 거라 미리 방법을 익혀두려고 사이트에 들어갔다.
여성인력개발원 엑셀 교육.
두 자리 남음.
심장이 쿵 뛰었다. 서둘러 등록 버튼을 눌렀다. 3월 4일부터 3월 30일까지 매주 월요일, 수요일 수업이다. 큰 추위가 가시고 난 뒤라 다행이다 싶었다. 일단 등록 완료.
성남시민정보화교육 분당구청 프로그램도 체크했다. 2월에는 AI 수업을 듣고, 3월에는 엑셀을 배우면 될 것 같다. 여성인력개발원은 수강료가 10만 원이고 분당구청은 무료다. 두 개 다 듣고 싶은데 한 종목만 가능하단다.
뭔가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 그게 참 좋다.
젊었을 때는 배움을 시도했다가 이런저런 순서에 밀리기도 하고 핑계로 하지 못했다.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살림하느라,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사치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엑셀을 배우면 뭐가 달라질까. 당장 쓸 일이 있을까.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냥 배우고 싶다. 새로운 걸 알아간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강좌 목록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제야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있구나.
시민강좌 접수 시간, 1월 21일 10시.
둘째딸 면접이랑 겹쳤다.
딸아이는 남편이 데려다주기로 하고 나는 접수를 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10시가 되었는데도 계속 '대기 중'으로만 떠서 다시 나갔다 들어왔더니 된다.
그사이에 내가 듣고자 하는 'AI 활용법'은 마감이다.
4분 만에 마감이다.
아쉬움을 삼키고 3월에 시작하는 '윈도우와 인터넷 활용'을 등록했다. 그런데 이 수업이 여성인력개발원 엑셀 교육과 겹친다. 먼저 신청해둔 유료 강좌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환불은 일주일 후에 된다며 아주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처음 원했던 2월 AI 수업은 놓쳤고, 유료로 신청했던 엑셀은 취소하게 됐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괜찮다. 3월 한 달이라도 열심히 다녀야겠다.
그리고 알았다. 배움에는 때가 없다는 걸. 계획이 틀어져도, 차선을 선택하게 되어도, 지금 이 순간 배우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나이 들어서야 시작하는 게 아니라, 나이 들어서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제야,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