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줄수있는 창조적인 영양

5분에세이

by 신은정

“오늘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창조적인 영양.”

이 문장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를 어떤 감정과 감각으로 채우느냐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임이와 모래밭을 걸었다.

바닷끝으로 스며드는 석양,

노을빛이 물결 위에 천천히 녹아드는 시간 속에서

산방산을 배경으로 걷는 정임이의 뒷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팔짱을 끼고 걷는 동안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피어났고,

하루의 피로는 파도처럼 멀어져 갔다.

그때 지훈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흑염소를 먹고 있다며 웃는 목소리,

이어 들려온 성규의 한마디.

“톡 한 번 없더라.”

짧은 농담에 잠시 마음이 찔렸다.

금요일에 같이 밥을 먹자는 말로 통화를 마쳤다.

전화를 끊고 바다를 다시 바라보는데,

몇 분 뒤 지훈이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배 타고 바다로 나가보는 건 어때?”

아까와는 다른 톤의 목소리였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확 열렸다.

금요일 저녁,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배 위에서

수평선 너머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는 장면을 그려본다.

물결에 몸을 맡기고,

좋은 사람들과 웃음을 나누고,

바람에 실린 바다 냄새를 온전히 들이마시는 시간.

오늘 하루,

정임이와 걸었던 모래밭도

친구들과 나눈 짧은 통화도

모두 나에게 건넨 작은 선물이었다.

그리고 금요일,

나는 나에게 또 하나의

창조적인 영양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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