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에세이
오늘 5분 에세이 주제는 겨울 영화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오늘은 쓰지 말아야지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도
계속 밀린 숙제처럼 마음에 걸린다.
결국 아주 간단히 적고 쉬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마음을 내어본다.
겨울 영화 하면
러브스토리나 겨울왕국이 먼저 떠오른다.
또다른 영화 하나는 오래전 크리스마스 무렵에 나왔던 영화 러브엑츄어리다.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장면은 러브 액츄얼리의 스케치북 고백이다.
말을 할 수 없는 상황,
누군가 들으면 안 되는 고백.
그래서 그는 크리스마스날 초인종을 누르고
스케치북에 마음을 적어서 한장씩 넘기는 장면.
현실이라면 꽤나 불편한 장면이다.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할 여자에게 말없이 사랑을 고백하는 일은 선을 넘지 말아야 할 행동에 가깝다.
그런데도 그 장면이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왜일까?
아마 영화는 행동의 옳고 그름보다 감정의 순도를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고백은
“이 마음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자기 고백처럼 느껴졌다.
자기 마음을 표현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나는 그 장면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여주인공의 입장보다는 스케치북을 들고 있던 남자 주인공의 쪽에
더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눈밭에 실제로 누우면
춥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스크린 속 눈은
차가움을 덜어내고 감정만 남긴다.
영화는 현실의 온도와 무게를 지우고 그 순간의 마음만을 크게 보여준다.
겨울 영화가 오래 남는 이유는
영화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겨울 영화는 대개 속도가 느리다.
그 여백에 관객의 경험이 스며들고, 영화는 끝난 뒤에도 내 삶의 장면과 뒤섞여 오래 남는다.
오늘은 그냥 겨울 영화한편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