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에세이
겨울 공항의 설렘과 면세점의 반짝임, 그리고 사람과 함께한 여행의 추억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8년 전 겨울, 남편이 퇴직한 후 우리는 말레이시아로 2주간 골프 여행을 떠났다.
차가운 바람 속, 두툼한 겨울옷을 입고 공항에 도착했지만 마음은 이미 따뜻한 나라 위에 있었다.
여행 정보를 찾아보니, 도착하면 여름옷으로 갈아입고 외투는 가방에 넣는 것이 좋다고 했다. 조금 가볍게 입고 공항에 들어서니, 이미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는 공간, 낯설면서도 묘하게 흥미로운 풍경이었다.
골프채와 캐리어를 부치고 시간이 남자, 연수원 원장님 부부가 “라운지로 가자”고 했다.
라운지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의 반짝이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순간, 여행이 이제 진짜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그 후 면세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장품을 몇 개 샀는데, 지금은 면세점이나 백화점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그때는 꽤 저렴하게 느껴졌다.
반짝이는 향수와 고급 브랜드 가방을 구경하며, 작은 쇼핑 하나에도 설렘이 가득했다.
면세점 공기 속, 여행의 기분이 온몸에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이번 여행은 남편의 지인, 연수원 원장님 부부와 였고
그곳에서 알게 된 연수원원장님부부 골프동호회 회원들과의 2주간의 골프여행.
친근한 웃음과 작은 소동으로 가득했다.
특히 남편의 고향 후배를 만나 뜻밖의 경험도 했다.
후배의 지인이 말레이시아에서 살고 있어, 현지인의 집에서 식사를 대접받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우리부부만 초대되었다.
분당에서 큰 사업을 하는 후배는 우리보다 먼저 돌아간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술기운이 오르던 늦은 밤, 다음 날이 돌아갈 날임을 알면서도 술자리를 즐기며 웃었던 기억이 있다.
결국 비행기를 놓치고 다시 예약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생겼다.
그 후 말레이시아에서 사신 그분과 한동안 인연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는다.
그때의 작은 소동과 여행의 즐거움, 사람들과 나눈 웃음과 이야기들은
오래도록 추억 속에 남아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았다.
겨울 공항의 설렘
면세점의 반짝임
그리고 따뜻한 나라에서의 두 주간의 모험.
사람들과 함께한 순간과 특별한인연 덕분에 더욱 기억에남은 더운나라 골프여행.
지금은 더운나라 골프여행은 가려하지않는다.
다만 인도네시아에서 살다온 지인이 갈때면 따라가서 쇼핑도하고 여행도 하고 골프도 몇번하는 정도의 여행만 즐긴다.
여행은 단순한 장소 이동이 아니라, 마음을 들뜨게 한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를 만들고 가끔 꺼내보는 추억의 책장을 남겨 한번씩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