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트라포드를 만드는 방파제의 아침

일상의 결 (사는 이야기)

by 신은정


“말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한때 좋아했던 문장이

오늘 아침,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다시 깨어났다.

오래된 서랍 속 편지처럼

잊고 지냈던 다짐이

불현듯 선명해지는 순간이었다.

일출 시각을 검색하고

바닷가로 나갔다.

부두에서 본 해돋이는

기대하던 장관은 아니었다.

붉게 타오르는 장면도,

숨을 멎게 하는 극적인 순간도 없었다.

그 대신

수평선 너머에서 번져오는 은은한 빛 사이로

갈매기들이 날아올랐다.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이른 시간부터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구도 서두르지 않고

누구도 멈추지 않은 채

저마다의 속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방파제에서 늘 보아오던

그 콘크리트 덩어리와 마주쳤다.

테트라포드가 만들어지는 현장이었다.

전신 보호복을 입은 작업자,

천천히 움직이는 굴착기의 긴 팔,

고리를 조심스럽게 걸어 올리는 손놀림.

고향 바닷가에서 늘 보던 그 풍경이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 장면을

잠시 동영상으로 남겼다.

아침부터 묵묵히

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사람들.

그들의 부지런함 앞에서

나를 돌아본다.

나는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나온 길인데,

누군가는 이미

하루의 노동 한가운데에 있었다.

아침 산책조차

꾸준히 나서기 어려운 날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매일 이 시간,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오늘의 장면 앞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말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는 사람으로 살기를.

내일 아침도

부지런히

걸어 나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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