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술로 빛난다 ㅡ북클럽 6일차
산책을 한다는 것은
산책을 한다는 것은 멈춰 있던 몸과 마음을 다시 흐르게 하는 일이다.
『삶은 예술로 빛난다』 6일차의 문장을 읽으며 며칠 전 제주에서 느꼈던 순간이 떠올랐다. 보고, 듣고, 느끼던 모든 것이 내 안으로 스며들던 시간.
송악산, 삼방산의 불상, 화순·이호테우·색달 해수욕장, 그리고 색달의 카페 오션과 박수기정의 카페 루시아까지. 여행은 분명 풍성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잊을 수 없는 곳은 송악산 둘레길이었다.
가을 갈대가 바람에 일렁이고, 그 사이로 삼방산과 한라산, 형제섬과 마라도, 가파도가 차례로 얼굴을 내밀었다. 둘레길을 걷다 말고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며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어디로 보아도 아름답고, 어느 쪽으로 서도 그림 같았다.
나는 갈대를 유난히 좋아한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은빛으로 흔들리는 그 결이, 어쩐지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듯하다. 갈대가 전해주는 충만감은 말로는 다 담기 어려운 어떤 울림이 있다.
마치 내 숨결과 걸음, 그리고 마음의 속도가 갈대의 흔들림과 한 호흡이 되는 느낌. 그 설명하기 힘든 좋음이 송악산 산책길에서, 갈대 사이로 바라다보는 바다가 내게는 잊고 있던 새로운 감각을 깨웠는지도 모른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송악산 둘레길을 다시 걷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 길은 내 마음속 여행지 순위 1위로 남았다. 기회가 온다면 송악산 근처에 작은 집을 얻어 매일 그 길을 걷고 싶다.
갈대와 어우러진 바다가 보이는 송악산 둘레길. 아침 붉은 하늘 아래 날아오르던 갈매기 떼. 바다가 붉게 물드는 해지는 장면.
그 풍경들이 그리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