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수술 회복기 ③] 입원 생활 적응기, 통증 관리와 병실에서의 하루
"이 침대가 내 세상의 전부가 될 줄은 몰랐어요."
수술 후 첫날, 저는 병실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봤어요.
6인실.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낯선 사람들과 함께 숨 쉬고, 먹고, 자야 하는 공간. 하얀 천장, 소독약 냄새, 복도에서 들리는 카트 소리.
이게 앞으로 제가 살아갈 세상이었어요.
첫 번째 밤
가장 힘들었던 건 통증이었어요.
수술 당일 밤, 마취가 풀리면서 찾아온 고관절의 욱신거림. 저는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누르고 또 눌렀어요.
"아파요, 너무 아파요."
하지만 무통 주사 부작용으로 혈압이 떨어져, 다시 열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혈압이 올라가면 무통 주사 놓아드릴게요. 조금만 참아주세요."
하지만 혈압은 쉽게 올라오지 않았어요. 그날 밤은 지옥 같았어요. 60년을 살면서 이런 통증은 처음이었으니까요.
커튼 하나 사이의 세상
6인실은 좁았어요. 커튼 하나 사이로 모든 생활이 다 들렸어요. 앞 침대 환자분은 가족이 자주 찾아왔어요. 딸, 사위, 손주까지. 손주의 웃음소리, 가족들의 큰 소리.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분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테니까요.
8일, 그리고 다시 시작된 병원 찾기
용인 세브란스는 큰 병원이었어요. 수술은 잘 끝났지만 8일 만에 퇴원해야 했어요.
"전원 가능한 병원을 소개해드릴게요."
하지만 교통사고 환자라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어요. 결국 야탑에 있는 작은 정형외과로 옮겼어요. 친구가 다니는 병원의 사무장님이 소개해 주셨어요.
작은 병원의 따뜻함
야탑 정형외과는 작았지만 따뜻했어요. 사무장님의 소개로 들어갔기에 처음부터 친절했고, 감사의 뜻으로 저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들에게 작은 성의 표시를 했어요. 커피라도, 간식이라도요.
한 달 넘게 그곳에서 입원 생활을 했어요.
통증과의 싸움
통증이 찾아오면 잠이 들지 못했어요. 새벽마다 찾아오는 욱신거림 속에서 저는 천장만 바라보며 시계를 확인했어요.
처음엔 참아야 하나 싶었어요.
"괜찮으세요. 수술 후엔 적절한 통증 관리가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참으시면 오히려 안 좋아요."
간호사의 말에 저는 깨달았어요. 진통제는 중독의 수단이 아니라 회복의 도구였어요.
여동생의 손
가까이 사는 여동생이 자주 와줬어요. 어느 날 여동생이 샤워실로 저를 데려갔어요.
"언니, 내가 머리 감겨줄게."
순간 눈물이 났어요. 여동생은 조심스럽게 제 머리를 감겨주고 샤워도 시켜줬어요.
"언니, 힘내."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몰라요. 그날 밤, 저는 깨끗한 몸으로 오랜만에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어요.
침대 위의 작은 전쟁
저는 가만히 누워만 있지 않았어요. 병원 침대에 누워서도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운동했어요.
침대 난간을 붙잡고 떨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섰어요. 처음엔 5초도 버티지 못했어요.
'들어올 땐 119 앰뷸런스에 실려왔지만, 퇴원할 땐 반드시 내 두 발로 걸어나갈 거야.'
매일 조금씩 더 오래 서 있으려고 노력했어요. 5초, 10초, 30초. 옆 침대 환자분이 응원해 주셨어요.
"대단하세요. 저도 힘내야겠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었어요.
작은 루틴, 큰 변화
저는 병실 생활에 작은 루틴을 만들었어요.
오전 7시 – 상체 일으키기 연습
오전 10시 – 복도 걷기
오후 2시 – 물리치료
오후 6시 – 책 읽기
밤 9시 – 감사 일기 쓰기
루틴이 생기니 하루가 조금씩 견딜 만해졌어요. 통제할 수 없는 통증 속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은 거죠.
시설보다 사람
한 달이 지나자 병원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왔어요. 양평에 있는 교통재활병원은 시설이 좋기로 유명했지만 보호자는 오지 못하고 간병인만 가능했어요.
저는 포기했어요.
용인 세브란스에서 딸과 동생이 손을 잡아주던 온기가 생각났어요. 여동생이 샤워실에서 머리를 감겨주던 손길이 떠올랐어요.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가족을 만날 수 없다면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요?
결국 집 가까운 한방병원을 선택했어요. 시설은 조금 부족했지만 가족이 언제든 올 수 있는 곳이었어요.
첫 걸음
입원 2주째, 저는 처음으로 보행기를 잡고 복도를 걸었어요. 그날 저는 누군가에게 동영상을 찍어달라고 부탁했어요.
겨우 5미터였지만 제게는 마라톤을 완주한 것 같았어요.
"잘하셨어요!" 간호사가 박수를 쳐줬을 때 느꼈어요. '아, 나 괜찮아지고 있구나.'
당신에게
당신도 지금 그 침대 위에서 힘들어하고 계시죠? 통증에 잠 못 이루고, 언제 나아질지 몰라 불안하시죠?
이 시간은 지나가요. 통증도, 답답함도, 불안도요.
통증을 참지 마세요. 진통제를 선택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에요.
작은 루틴을 만드세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세요.
가족의 온기를 선택하세요. 시설보다 중요한 건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에요.
당신도 견뎌낼 수 있어요.
저처럼요.
우리, 함께 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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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보험청구와 손해사정사 선택, 내가 배운 것들
독자님께
혹시 지금 입원 중이신가요?
혹은 통증 관리로 힘들어하고 계신가요?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감되는 부분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연재 소식
이 글은 곧 출간될 전자책 <사라진 72시간,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의 일부입니다.
부제: 119 앰뷸런스에서 내 발로 걸어나오기까지
전자책에서는 더 자세한 재활 운동법, 심리적 회복 과정, 보험 청구 실전 팁 등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처럼요.
우리, 함께 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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