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처럼 부서져도, 결국 너를 비추는 마음으로

일상의 결(사는 이야기)

by 신은정


브런치에 '윤슬처럼'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인 아들의 상처가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을 보고 쓴 글이었다.

발행 버튼을 누르는 순간, 한 사람의 얼굴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나의 큰딸,


큰딸은 내게 늘 미안함의 이름이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 속에서 차갑게 얼어붙은 집안 공기를 어린 몸으로 고스란히 느끼며 자랐다. 힘들어할 때마다 큰딸이 느꼈을 불안함이 늘 내 가슴에 아프게 와닿았다.


내 삶을 찾겠다고 딸을 데리고 집을 나섰을 때, 그 고단한 삶의 무게를 딸이 함께 짊어지게 될 줄은 몰랐다.

엄마의 고생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감당해야 했던 큰딸의 어린 시절.

생각하면 자꾸만 목이 메어온다.


독립후 너무 잘하고 싶어서 늘 지켜보고 챙겼다. 그 챙김이 부담이 되었는지 독립하고 나서는 오히려 챙김을 스톱하게한 큰딸.


그런데도 큰 딸은 벌써 10년째, 한 번도 빠짐없이 용돈을 보내고 있다. 자동이체로. 말없이.


며칠 전 추운 날, 문득 큰딸 생각이 났다.

받기만하나?하고 한번씩 챙기려노력하지만 늘 부족함과 미안함이 공존해있기에 둘째에게 부탁해 핫팩 40개를 보냈다. 답장은 "고마워"였다.

그 짧은 한 마디가 따뜻해서 오래도록 붙잡고 있었던것같아.

일주일쯤 지나, 큰딸에게 긴 편지를 썼다. 그동안 못다 한 말들을 담아서.

." 뭐야 감동이야. 엄마, 난 그런 거 없어. 엄마가 늘 걱정하지만."



이제 나는 60세의 브런치 작가가 되어 나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글도 써 본다. 덕분에 너를 오롯이 바라보게도 되네.


윤슬이 햇빛에 부서져

반짝이듯, 내 삶의 굴곡진 시간 속에서도 나를 버티게 한 가장 찬란한 빛은 언제나 너였다.

그 사실을 늘 말하지만 믿지못하지않았을까?

이 변함없는 진실을 ...


이제는 엄마라는 무거운 틀을 내려놓고 너와 그저 편안하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친한 사이가 되고 싶다.

너의 존재 자체를 응원하는 친구 같은 엄마로 네 곁에 머물고 싶다.

사랑한다, 큰딸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만은 꼭 알아주렴.

오늘도 너의 하루가 평온하고 따뜻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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